◎“일선교 동점자 양산 심각” 판단/상대평가 선회,당초 취지 퇴색교육부가 24일 발표한 일선 중·고교의 종합생활기록부 과목별 성적 평가방법 개선안은 종합생활기록부제 도입에 따라 일선 학교들이 경쟁적으로 시험을 쉽게 출제해 동점자를 양산하는 등 점수올리기가 심각한 양상으로 확산된데 따른 보완대책이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들은 더이상 자기 학교 학생들이 입시에서 유리하도록 편법으로 성적처리를 할 수 없게 됐지만 성적의 절대평가 권장이라는 교육개혁조치의 종합생활기록부 도입 취지는 흐려지게 됐다. 개선안은 종전의 내신 15등급제가 이제는 내신이라는 표현이 석차백분율로 바뀌었을 뿐 사실상 내신 1백등급제가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개선안의 핵심은 종합생활기록부의 과목별 석차백분율을 1% 단위로 동점자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는 전 학생을 1∼1백% 등급으로 나누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 같은 점수라도 석차백분율이 달라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쐐기를 박은 것이다.
기존 방식은 과목별 석차백분율을 소수점 이하 둘째자리까지 산출토록 해 학생간의 석차백분율은 0·01% 단위까지 달라질 수 있었고 이론적으로는 1∼1만등까지 구분이 가능했다. 이에 따라 학교간, 학생간 경쟁은 종전의 「내신 15등급제」보다 더욱 과열될 우려가 높았고 이에 따라 상당수 학교가 동점자를 많이 만들어 가능한한 많은 학생에게 같은 석차백분율을 주는 편법을 사용했다.
개선안은 소수점 이하 부분은 버리고 정수로만 백분율을 표기토록 했다. 이를 계열별 정원이 2백명인 학교에 적용해 볼 때 1% 2명, 2% 2명…, 1백% 2명 등으로 학생들의 성적이 1백등급화 한다. 1등의 점수가 1백점이고 2등이 80점이라 하더라도 이들 2명은 같은 1%의 석차백분율을 받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7명이 1백점을 받아 1등을 기록했다면 학교별로 마련된 동점자 처리기준에 따라 상위 2명만 1%, 나머지 2명은 2%, 또 다른 2명은 3%, 나머지 1명은 그 다음 점수를 받은 학생 중 상위 1명과 함께 4%의 석차백분율을 받게되는 것이다.
교육부는 동점자 처리기준에 대해 ▲기말(또는 중간)고사 고득점자 순 ▲주관식 문항 고득점자 순 ▲배점이 높은 문항 고득점자 순 ▲실기·실험평가 고득점자 순 ▲동점자 대상 별도시험 결과 순 등의 기준을 예시했다. 이같은 기준은 학교내 학업성적관리위원회가 자율적으로 정하게 되지만 반드시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전 통보하고 시험성적도 모두 공개하도록 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전국 9백97개 고교의 1학기 중간고사 감사 결과는 교육부가 종합생활기록부 개선대책을 내놓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말해 주고 있다. 인천의 한 학교에서는 교감이 수학시험 문제를 쉽게 출제토록 지시, 절반이상의 학생이 만점을 받는 등 거의 대부분 학교가 문제 출제및 성적 평가를 변칙적으로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에 비해 평균점수가 10점 이상 올랐거나 평균점수가 80점 이상인 과목수가 전체 시험과목의 30% 이상인 학교 ▲한 과목이라도 최고득점 동점자수가 전체 학생수의 5%를 넘는 학교에 대해서는 재시험·추가시험을 실시토록 할 방침이다.<박정태 기자>박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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