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홍구대표는 답답하다.얽히고 설킨 경색정국의 실타래는 풀리지 않고, 그 와중에서 자신이 뾰족하게 할 역할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3김구도로 고착된 정국, 이들 세 지도자의 입김에 좌우되는 정치판에서 그는 왜소하기만하다.
그는 「법대로」를 외치며 명분론의 기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정치력부재라는 일각의 비평은 점점 커져가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정국의 대반전을 위해 마냥 양보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명분도 확보하고 파행정국도 풀어내는 묘수가 없는 것이다. 당고문단과 중진의원들을 비롯, 당소속의원 전원, 원외위원장등을 두루 만나며 조언을 구했지만 역시 별무소득이었다.
그래서 그는 『지금의 진통은 새 정치를 만들어가는 아픔』이라는 추상적인 말만 되풀이한다. 24일 의원총회에서도 그랬다. 하지만 아무리 권력에 무심한 이대표라고해서 정치적 욕심이 없을 리 없다. 너무 원칙에만 매달려 꽉막힌 정치인, 정치력없는 지도자로 인식되는 것이 달갑지 않을 것이다. 주변인사들도 『집권당 대표로서 막힌 정국을 뚫고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고 싶은 생각이 절실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물론 이대표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무위의 정치를 택해도 별 문제는 없다. 여권핵심부가 파행국회의 장기화를 크게 우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번기회에 야당의 「못된 버릇」을 고쳐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가 당으로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가 이에 순응한다면 관리자의 임무는 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대표도 정치에 입문한 이상 관리형이라는 틀을 벗어나고 싶을 것이다. 그 첫 시험대에서 그는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듯하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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