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 포장 거품빼 편안함·신뢰감 심어/“가격 비싸지만 고급제품” 차별성 강조자신의 약점마저 그대로 털어놓는 솔직광고들이 늘고 있다. 「내 제품이 최고, 제일」이라는 식의 과대포장이 판을 치는 광고계에서 솔직광고는 상식의 허를 찌른다. 가능하면 약점은 감추고 강점은 최대한 포장하는게 광고전략의 일반론이기 때문이다. 가식과 거품을 뺀 솔직광고전략은 광고에 대한 경계심을 해소, 소비자들에게 편안함과 신뢰감을 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비스는 렌터카업계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을 뿐입니다」「70년 모델의 폭스바겐은 더 오래도록 못난 모습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등은 이미 유명해진 외국사례들이다.
국내의 솔직광고는 우선 가격에 초점을 맞춘다. 비싼 가격임을 인정하고 품질로 보답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다.
건영식품의 가야당근농장의 카피는 「100% 제주도 당근이라 조금 비쌉니다. 그러나 100% 그 순수함만은 지켜가겠습니다」. 최고급품이어서 가격이 비싸다는 내용으로 다른 제품과의 엄격한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롯데가 최근 출시한 브레인껌의 광고는 제품성분에 두뇌가 좋아지는 성분이 첨가됐다면서 500원이라는 자막처리를 부각시켰다. 광고를 만든 대홍기획 관계자는 『껌의 500원시대를 연다는 의미를 강조하고자 했다 』면서 『가격은 높지만 고급제품이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영화배우 최민수가 나오는 남양유업의 「내몸의 대추」도 타제품보다 비싸지만 100%대추이기 때문임을 강조하고 있고 백설표 식용유도 「콩 100%여서 조금 비쌉니다」를, 산도스제약의 라미실무좀약도 「비싸지만 잘 듣는다」를 메인 카피로 내세우고 있다.
오리콤이 만든 데이콤광고는 좀 색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데이콤의 국제전화 002는 마라톤편과 조정편등 2편의 광고에서 「함께 겨뤄야 기록이 좋아집니다. 성실한 경쟁자가 되겠습니다」를 내세웠다. 솔직히 후발주자로서 업계 2등임을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대신 지속적인 품질향상의 노력을 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셈이다. 오리콤 관계자는 『통신시장개방으로 외국업체들과 경쟁하려면 후발주자 데이콤도 지원해 달라는 얘기』라며 『상대의 약점을 헐뜯는 풍토에서 2등을 시인한 용기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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