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800여곳 탐사 500곳 측량도 제작/종유석 파괴흔적 추적 밀매단 잡기도『자연을 올바로 이해해야 자연을 보전할 수 있습니다』
동국대 동굴탐험연구회(회장 최용근·42)는 칠흑같은 어둠과 싸우며 자연동굴을 탐사하고 환경보전을 실천하는 「사나이들」의 모임이다.
70년 생물학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대학 최초로 동굴탐사동아리로 발족한후 지금까지 800여개의 동굴을 탐사했다. 충북 단양의 고수동굴 노동굴, 영월의 고씨동굴등 관광동굴 20여개가 천연동굴의 전부로 알고 있는 일반인들에게는 놀라운 숫자다. 처녀동굴을 하나하나 탐사해 500여개 동굴의 측량도까지 만들었다. 이들이 만든 측량도는 지질학이나 생물학도들에게 훌륭한 동굴조사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동굴측량은 고도로 훈련된 개인의 감각에 의존, 줄자와 각도기로 일일이 방향과 경사를 재고 측량도를 작성해야 하는 힘든 작업이다.
미지의 동굴을 탐사하다보면 예기치 않은 사고도 발생한다. 76년 2월 당시 국내최대 수직굴로 알려진 삼척의 양터목굴을 탐험하다 대원 1명이 추락해 사망하기도 했다. 그래서 동굴탐사때는 엄격한 규율을 지키고 사전에 피나는 훈련을 한다. 워낙 훈련이 고돼 대학부 총원이 10명을 넘지 못한다.
동굴탐험회가 환경문제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80년대부터.
우리나라 동굴은 규모는 작지만 종유석이나 생태환경의 다양성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누구도 크게 관심을 갖지 않은 사이 종유석이 파괴되는 등 날로 동굴이 훼손되는 게 안타까워 최회장이 앞장서 시작했다.
이때부터 동굴내 쓰레기를 줍고 생태계를 연구하는 것이 동굴탐험의 주요한 일이 됐다. 93년에는 영월의 명마굴에서 1톤이상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최회장은 바닥뿐 아니라 동굴의 갈라진 틈새에까지 담배꽁초와 깨진병 등이 버려져 핀셋으로 일일이 집어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강원 정선 발구덕수직굴에서 세계최대종인 갈도와라는 벌레를 발견, 「동대갈도와」로 학계에 명명됐다. 93년에는 종유석이 파괴된 흔적을 추적, 종유석밀매조직을 적발하는데도 일조를 했다.
82년부터 간간이 진행해 온 해외동굴탐사도 올해부터는 본격화할 계획이다.
『동굴탐사기술은 어느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최회장은 『총연장 560㎞인 세계 최장의 미국 암모스동굴과 프랑스의 1,602㎞ 수직굴등을 탐험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정덕상 기자>정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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