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자의 원생학대와 운영금 착복 등으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면서 아픔을 겪었던 사회복지법인 「소쩍새마을」에 오랜만에 정겨움이 넘쳤다. 소쩍새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조계종 승가원(원장 보각스님)은 단오절인 20일 신도 및 후원자 1,0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원생 65명의 수계법회를 거행했다. 수계는 불살생, 불음주 등 계율을 지키겠다고 부처님께 맹세하는 의식. 수계법회를 통해 뇌성마비 다운증후군 노인성치매 등에 시달리던 원생들도 부처님의 넉넉한 품안에서 평안을 찾게 된 것이다.부모에게 버림받아 이름도 모르던 10명은 이름까지 새로 얻었다. 부산에서 왔다고 「부산이」로, 시청에서 왔다고 「시청이」로 불렸던 네살배기들은 각각 선재와 연화라는 이름을 받았다. 말도 못하고 기어다니지만 덩치가 크다고 「왕자」라는 이름이 주어졌던 13세짜리 남자아이는 승휘라는 이름이 생겼다.
자신도 장애인이면서 이들을 보살펴온 특수교사 홍성철씨(38)는 『수계식 과정에서 팔에 향을 사르면서 웃음짓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가슴 뭉클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88년 강원 원주시 치악산 기슭에 설립된 소쩍새마을에는 현재 109명의 중복장애인과 생활보호대상자들이 생활하고 있다. 7만명의 후원회원이 사랑의 손길을 펼치고 있는데 지난해 일력스님으로 알려진 설립자 정승우씨의 비행이 폭로되면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소쩍새마을 운영권은 올해 2월 서울시의 승인을 받아 사회복지법인 승가원이 인수했다.<박천호 기자>박천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