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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광선저 「한국기독교 정치신학의 전개」(요즘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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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광선저 「한국기독교 정치신학의 전개」(요즘 읽은 책)

입력
1996.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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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적 기독교 지성이 들려주는 포스트 모더니즘시대 삶의 지혜지난 세기동안에 우리나라가 세계를 놀라게 한 일이 여러 가지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소위 「불가사의」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기독교의 급성장이었다. 우리나라가 종교적으로는 불교가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고 생활관습으로는 무속이 그 틀을 이루고 있으며 정치사회적으로는 유학이 사상의 근본을 이루고 있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기독교가 그 짧은 기간에 그토록 엄청난 종교로 성장할 수 있었는가 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독교가 이렇게 놀라운 종교로 성장한 것은 과연 무엇때문인가. 그리고 이러한 기독교가 우리나라에서 감당해 나가야 할 책임은 과연 무엇인가. 이제 21세기를 내다보고 있는 「포스트 모더니즘」(현대해체주의 또는 탈현대주의)의 시대에서 기독교는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이런 문제에 대하여 이화여대에서 30여년을 넘게 신학과 철학을 가르치신 서광선교수는 「한국기독교 정치신학의 전개」에서 이 시대의 기독교지성으로서 역사를 꿰뚫어 보며 번뜩이는 지혜를 안겨다 주고 있다. 군부정권 아래 탄압을 받으면서 해직을 당하고 고초를 겪으면서 많은 지성인들에게서 존경과 사랑을 받아오면서 지금은 세계YMCA연맹의 회장의 자리에까지 오른 서교수의 이 저서는 한 마디로 신앙과 정치, 교회와 국가, 신학과 현실을 하나로 연결하면서 과거에 대한 성찰과 함께 포스트 모더니즘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20세기의 신학자인 칼 바르트가 한 손에는 일간신문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성서를 들고, 신학을 하여야 한다는 말을 남긴 것과 같이 서교수는 이 책에서 한 쪽에는 고난의 역사현실에 대한 정치적 인식을, 다른 한 쪽에는 그에 대한 신앙적인 응답을 주어야 한다는 지혜를 들려주고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흔히 말하고 있는 「토착화」는 2000년전에 정치범으로 처형당했던 예수의 이야기가 다시 생생하게 민중의 전기가 되는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새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기독교의 생명력이라는 것이다. 열성적인 기독교인은 물론이려니와 기독교에 대하여 회의적인 입장에 있는 이들이라면 이 책에서 자신을 다시 한 번 추스르고 새로운 삶을 다짐할 수 있는 은혜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이재정 성공회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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