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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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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람들의 성격은 일반적으로 「만만디」, 즉 유유자적하다고 일컬어진다. 광활한 국토와 유구한 역사 그리고 다양한 풍토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끊임없이 계속된 전쟁과 분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보신의 지혜라고도 할 수 있다. ◆림어당(린위탕)은 「아국토 아국민」 이란 중국문명 소개서에서 중국인의 성격을 검소 노회 온건 간소 근면 인내 무관심 평화 애호 보수등 10가지로 요약했다. 이를 연결지어 보면 남이 무어라 하든 묵묵히 참으면서 실리를 챙겨 나가는 중국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같은 성격은 94년 이붕(리펑)총리가 방한했을 때 그의 방한기사와 강택민(장쩌민)주석의 북한조통위대표단 접견기사를 같은 크기로 나란히 실은 인민일보의 편집태도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군사정전위 중국대표단을 철수시키고도 한국에 배려하듯 정전협정은 유효하다고 한 점도 이같은 맥락에서 살필 수 있다. ◆흔히 등거리외교 또는 양다리외교로 일컬어지는 이같은 중국의 외교정책은 정치 군사적으로는 북한과 손을 잡고 경제적으로는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경제개발등을 추진해 나가려는 중국인 특유의 실리추구가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 중국인의 이같은 실리추구는 특히 그들의 상술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한중 중형항공기 공동개발사업이 중국측의 무리한 요구로 무산됐다. 당초 양국이 35∼40% 정도씩 지분을 똑같이 보유하기로 했던 약속을 중국측이 무시하고 한국측의 지분을 10∼12% 정도로 축소할 것 등을 요구, 협상이 결렬된 것이다. 대만과 싱가포르 등을 끌어들이려는 중국의 실리포석에 멋지게 당한 것으로, 곰곰이 되씹어야 할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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