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남대천 연어/설희관 여론독자부장(메아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남대천 연어/설희관 여론독자부장(메아리)

입력
1996.06.20 00:00
0 0

5월29일자 본란에 필자의 모교에서 열린 홈커밍데이 행사를 연어의 모천회귀에 비유한 글을 썼다가 진짜 연어와 관련된 몇가지 소득을 보았다. 우선 가을이면 연어가 떼지어 돌아오는 강원도 양양의 남대천이 발전소 건립문제로 속앓이를 하다가 급기야 법정으로까지 비화한 사실을 알게 됐다.또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연상시키는 베스트셀러 소설 「연어」를 감명깊게 읽게 됐고, 그 소설의 저자인 안도씨와 좋은 인연도 맺었다. 연어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요즘 마음이 바빠졌다. 한전측이 남대천과 점봉산에 댐을 막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대천보존회 우이령보존회 설악배달녹색연합 등 5개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지난달 박성원 임통일변호사를 앞세워 통상산업부장관을 상대로 「양양양수발전소 건설사업승인처분 효력정지신청」을 서울고법에 냈다. 지난 1월 제기한 행정소송의 결과를 기다리는 사이 공사를 강행하면 남대천의 수질이 나빠져 연어들의 발길이 끊길지 모른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토보존의 소중함과 연어사랑이 가득 배어 있는 두 변호사의 신청이유서가 법원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주목된다. 소설 「연어」를 단숨에 읽고 나니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출판사를 통해 수소문, 전북 장수군 산서고교 국어교사인 35세의 시인 안씨와 전화로 만났다.

어릴 때 본 「어린 왕자」와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이 자신을 문단의 길로 이끌었다는 안씨는 현대인의 이기심, 인간과 자연의 부조화 등을 연어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5월말 현재 초판을 8번이나 인쇄한 소설 「연어」는 북태평양의 높은 파도 물수리 상어떼 불곰 폭포 등의 위협과 난관을 이겨내고 모천에 도달하는 연어들의 대장정을 그리고 있다.

은빛연어와 눈맑은연어의 대화가 너무 순수하고 아름다워 책 읽는동안 연어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던 은빛연어가 남대천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줄다리기를 보면 뭐라고 할까?

올 가을에는 남대천에 가서 1만6,000여㎞를 달려와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하는 연어무리를 보고 싶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