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 0.57%… 유세땐 폭행도 당해『고르비여, 제발 그만두시게』 3월 미하일 고르바초프(65) 전소련대통령의 러시아 대통령선거 출마설이 퍼지자 뉴욕 타임스가 그에게 보낸 사설의 요지였다. 이렇게 촉구한 이유는 두가지였다.
『후일 당신은 20세기를 주도한 세계사적 인물로 기록될 것이다. 이 역사적 평가에 만족하라. 또 하나, 귀하의 출마는 어쨌든 러시아의 민주화에 해가 될 것이다. 공산당에 도움이 될 일을 함으로써 러시아 인민에게 누를 끼치지 말라』
이 사설은 그의 출마선언을 접한 많은 지성인들의 심정을 대변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출마했다. 그리고 0.57%의 득표율로 상처만 가득 안고 퇴장했다. 그는 유세차 방문한 도시에서는 유권자들에게 얻어맞기까지 했다.
선지자가 늘 그렇듯 고르비도 고향에서는 천덕꾸러기였다. 서방은 그를 「냉전구도를 종식시킨 20세기말의 위대한 지도자」로 평가하지만 러시아인들은 「강력한 조국 소련을 붕괴시킨 역사의 배신자」로 낙인찍은 것이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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