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뜻 없다” 강조불구 “대중성·보스성향”/선굵은 일처리 행정장악력도 점차증대이수성 국무총리가 18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다. 이총리의 재임 6개월은 행정총리로서의 역량가늠보다는 정치총리로서의 시선받기가 더 앞섰던 기간이었다. 총리란 자리가 워낙 일보다는 「얼굴」이 앞서는 직책이긴 하나, 차기대권과 연계돼 그에게 쏟아진 시선은 꽤나 집요했다. 이총리는 공·사석을 불문하고 대권에 뜻이 없음을 여러차례 언명했지만, 그를 잘 안다고 말하는 사람들일수록 갸웃거리는 고개의 각도가 더 컸던 게 사실이다.
이총리는 대단히 정치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그리고 그 평가는 일정정도 이유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것은 아마도 그의 성격이 대중성과 보스기질을 함께 갖추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총리는 격의없이 소탈한 성격이면서도 사람을 끌어들이는 흡인력이 상당하다는 말을 듣는다. 상대방에게 별다른 거부감을 주지 않으면서도 지긋이 휘어잡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국무회의를 주재할 때나 항의방문을 온 야당의원들을 대할 때 그의 이런 풍모가 돋보인다.
이총리는 『사람이 살다보면 싫은 일도 어쩔 수 없이 해야될 때가 있다』는 말로 총리직 수락에 관한 심경의 일단을 피력한 적이 있다. 그의 이 말을 두고, 어떤 사람들은 『그렇다면 「더 큰 직책」도 사정이 어쩔 수 없으면 맡겠다는 뜻 아니냐』고 비껴치기도 한다. 어쨌거나 이총리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행정총리로서 보다는 정치총리로서 예각의 시선을 받는 「신세」를 좀처럼 면치 못할 것만은 분명하다.
행정수뇌로서 그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그의 정치적 동선과 비슷한 그래프를 그려왔다. 이총리는 취임초기 파탈과 파격의 모습을 많이 보였다. 당정회의를 소줏집에서 갖는가 하면 무교동·남대문·청진동등지의 허름한 밥집과 해장국집에서 주요인사들을 만났다. 취임후 처음 가진 실·국장 공관초대 만찬에서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탁자에 올려놓고 소주에 김치찌개를 먹었다. 업무스타일도 비슷한 식이다. 대학교수출신으로 행정 메커니즘에 대한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뾰족한 도리가 없기도 했겠지만 「지식」보다는 「열정」을 우선했다.
총리실관계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총리의 업무장악력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고 말한다. 합리성에 바탕해 선굵은 일처리를 하면서도 웬만한 기술적 어려움에 대해선 뚝심으로 밀어붙이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들어 총리실주관으로 처리하는 일들이 급격히 늘어나게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총리실주변의 시각이다.<홍희곤 기자>홍희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