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주씨,작가 209명 인물초상 사진에 담아/80여명의 친필원고 131점·희귀 자료도 소개/25일부터 7월7일까지 일민문화관서 전시문인의 얼굴사진과 작고문인의 육필원고를 통해 우리 현대문학사를 읽어보는 전시회가 마련된다. 문학의 해 조직위원회와 대산재단 공동주최로 25일∼7월7일 서울 일민문화관(02-721―7772)에서 열리는 「문인모습 및 작고문인 육필 전시회」에서는 사진작가 김일주씨(54)가 찍은 문인의 얼굴사진과 함께 소설가 이문구, 시인 김후란, 강인숙건국대교수와 륙사기념사업회가 제공한 작고문인의 육필원고가 선보인다.
10여년만에 세번째 문인사진전을 여는 김일주씨는 20년 넘게 오로지 문인들만 카메라에 담아 왔는데 전시회에는 우리 문단을 수놓은 작가 209명의 모습을 내놓는다. 정지용 오상순 안수길 주요한 박목월등 현대문학 초창기를 이끌어온 작고문인 50명에서부터 황지우 신경숙 윤대녕등 젊은 작가까지 망라된 사진은 시인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수필가 평론가로 나눠 전시된다. 전시주제가 인물모습으로 한정되어 김씨가 문단 행사마다 빠지지 않고 다니며 찍어 둔 술 마시고 담배 피우는 예술가의 초상은 아쉽게도 제외됐다.
김씨는 『한번 문인은 영원한 문인이다. 그들이 살고 간 흔적이 작품만이 아니라 실제 모습으로도 오래도록 남아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해왔다』고 말했다. 김씨도 사실은 소설가다. 66년 「현대문학」에 1회 추천을 받고 13년 뒤인 79년에 단편 「상청」이 추천되어 최장기간 추천완료라는 별난 기록을 세웠다. 70년 「독서신문」 창간에 관여하면서 문인 사진찍기를 시작했는데, 92년 전업사진작가로 나서기 전까지 그는 「문학사상」 「세대」 「한국문학」등에서 편집자로 근무했다.
사람을 만나면 김씨는 인천 중구 항동의 자택에 꾸민 「문인사진 자료실」의 명칭이 적힌 명함을 내밀지만 그동안 찍어 둔 5만여 컷의 사진을 방 한 칸으로 감당할 수가 없다. 그는 『문학박물관이든지 어떤 형태로든 사진을 체계적으로 보관, 전시할 장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80여 문인의 육필원고는 모두 131점으로 이문구씨가 대산재단에 기증한 소설가 김동리씨의 「전국문학인대회 개최 취지문 원고」를 비롯해 신석초 안수길 오영수 정비석씨등의 작품 원고, 김후란씨가 제공한 문인들의 편지·엽서 육필과 지난해 륙사기념사업회 주최의 「시인의 육필전」 출품원고등이 포함돼 있다. 현대문학 초기에 발간된 문예지 창간호와 최초의 시집 「해파리의 노래」등 희귀 자료도 전시된다. 전시회는 25일 하오4시 개막되며 전시기간의 토요일에는 소설가 이청준씨(29일)와 윤대녕씨(7월6일)의 「작가와의 대화」행사가 마련된다. 또 매일 「한국 현대문학 100년의 흐름」을 주제로 한 10분 길이의 영상물도 상영한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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