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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여고가교 “위험 경보”/91년 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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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여고가교 “위험 경보”/91년 개통

입력
1996.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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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교각 20㎝ 이상 기울어/상판 밀려나 방치땐 붕괴 우려/시공사,위험 알고도 「땜질 보수」만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구 판교―구리고속도로)중 서울 송파구 오금동과 거여1동을 관통하는 총연장 9백62·6m의 거여고가교가 위험하다.

91년 12월 개통한 거여고가교는 상판과 유일하게 고정된 10번 교각이 구리쪽으로 기우는 현상이 계속 진행되면서 다리 전체가 변형되고 있다. 문제의 10번 교각은 개통 직후 설계상의 잘못이나 시공부실로 인해 8·5∼9·4㎝ 기울었다. 이후 콘크리트 상판이 수축과 팽창을 계속하면서 구리쪽으로 내려가는 힘을 지탱하지 못해 현재는 20여㎝ 이상 기울어 최악의 경우 부러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다리 전체의 밀림 현상으로 판교쪽 1,2,3,4번 교각의 교좌장치 상단부(솔 플래이트)도 이탈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교좌장치는 온도변화에 따른 상판의 신축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상판과 교각 사이에 일종의 베어링을 넣은 부분. 그러나 상판이 구리쪽으로 밀리면서 판교쪽 3, 4번 교각의 교좌장치 상단부는 여름철인 지금 판교 쪽으로 이동해 있어야 하는데도 거꾸로 구리쪽으로 20여㎝ 가량 이동해 있는 상태이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겨울철에는 상판이 수축되면서 교좌장치가 이탈, 그 충격으로 상판이 파괴되고 상판 내부에서 다리를 지탱하는 고강도 강철이 일순간에 끊길 경우 붕괴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도로공사측은 92년1월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에 10번 교각에 대한 조사를 의뢰, 붕괴 위험을 막기 위해 9번 교각을 고정하고 10번 교각의 지반을 콘크리트로 보강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94년말 설계사인 (주)용마엔지니어링에 정밀점검을 요청한 결과, 9, 10번 교각의 기울기를 정기적으로 검측하고 이상이 있으면 또다시 11번 교각을 고정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시공사인 동아건설(주)측은 9번 교각을 상판과 용접해 편법으로 고정했을 뿐 현재까지 10번 교각의 지반에 대한 보강은 물론, 정밀경사계 설치와 정기적인 측정을 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편법으로 고정된 9번 교각의 용접부분이 부식으로 떨어질 경우 10번 교각에 갑작스런 고압력이 가해져 다리가 순식간에 붕괴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토목공학과 장승필 교수는 『거여고가교는 긴급보수가 필요한 심각한 상태』라며 『최악의 경우 10번 교각의 붕괴나 판교쪽 교좌장치의 이탈로 다리가 일순간에 무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거여고가교는 한국도로공사가 7백50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89년2월 동아건설에 발주, 91년12월 완공됐다.<박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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