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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타는 「포청천시장」/이영섭 전국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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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타는 「포청천시장」/이영섭 전국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6.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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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순 서울시장의 속이 탄다. 백가지 일을 다 잘했다해도 교통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한 일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서울시 교통문제는 심각하다. 교통종합대책을 제시했지만 실효성에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시큰둥할 뿐 아니라 반론 또한 만만찮다. 당장 9월부터 혼잡통행료를 받겠다고 했으나 이런 상황에서 징수를 강행했다가 어떤 반발에 직면할지 알 수 없다.조시장이 지난달 지도층인사 1,000명에게 발송한 교통대책 협조 호소문에는 「비장한」 「간절히」라는 수식어가 여러번 등장하고 있다. 조시장은 이외에도 각계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김수환 추기경과 조계종 송월주 총무원장을 연쇄접촉하고 TV광고에 출연하는 등 발걸음을 늦추지않고 있다.

취임후 1년간 외화보다 내실을 지향하며 말을 아껴 이렇다할 실적이 없다고 평가받기도 하는 조시장이 돌변한 이유는 교통문제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절박감과 함께 1년간 교통정책 내면을 들여다보고 난 뒤의 절망감도 상당히 배어 있는 듯 하다.

지난달 발표된 교통특별대책이 혼잡통행료징수, 주차료인상등 시민부담 위주로 짜여져 예상보다 큰 여론의 벽에 부딪쳤다. 구청장들마저 인기에 영합해 불법주정차를 눈감아 주는가하면 중앙정부도 교통신호관리권을 넘겨달라는 서울시의 요구에 냉소적이다. 조시장은 교통문제의 독자적 해결에 대한 짙은 회의에서 대시민 「직접설득」카드를 꺼낸 것인지도 모른다.

조시장으로선 취임1년을 맞아 자신의 표현대로 「가시밭길」인 서울의 「길」문제에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조시장의 개인적인 노고와 1주일에 3∼4차례 버스나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솔선수범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정책수립 과정에서 시민여론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수집·반영하기를 게을리하는 서울시에 대해 여전히 미더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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