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경치 보기 갈수록 힘들어져/차매연 방지·청정연료확대 시급「서울형 스모그」로 서울의 하늘이 희뿌옇다. 맑게 개인 하늘은 보기 어렵고 먼지가 잔뜩 낀 것 같은 엷은 갈색층이 시야를 가리는 날이 매일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월1일 이후 6월10일까지 41일동안 서울의 안개 발생일수는 전체의 75.5%인 31일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3일보다 35%가량 늘어난 것으로 바람이 약하고 낮과 밤의 온도차이가 큰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중 연무현상 발생일수는 19일로, 지난해 10일보다 90% 증가했다.
연무현상은 안개의 수증기와 결합한 오염물질이 기온상승으로 수증기와 분리, 지표면 위에 일정한 층을 형성하는 것이다. 스모그 발생여부를 측정하지 않는 환경부와 기상청은 연무현상이 나타나면 스모그가 발생한 것으로 일단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서울 도심지역의 안개는 대부분 스모그로 보아도 무방하다고 말하고 있다.
매연(SMOKE)과 안개(FOG)의 합성어인 스모그는 크게 런던형과 LA형으로 나뉜다. 런던형은 주로 공장과 가정의 화석연료에서 발생한 아황산가스등이 안개와 결합한 형태. 반면 LA형은 안개로 인한 것이 아니라 주로 자동차 배출가스가 햇빛과 광화학 반응, 대기중에 엷은 갈색층을 형성하는 것을 일컫는다.
그러나 최근 서울에서 발생하고 있는 스모그는 런던형도, 로스앤젤레스형도 아니다. 전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의 77.6%를 차지하는 자동차 배출가스와 안개가 결합하는 복합형 「서울스모그」로 불리고 있다.
환경부가 5월1일 이후 서울의 신설동 불광동 대치동 문래동등 4개 지점에서 측정한 이산화질소 아황산가스 등 오염물질 농도와 기상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더라도 「서울형 스모그」는 자동차 배출가스가 주원인이다. 연무현상이 발생한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오염물질 농도를 비교할 때 연무현상이 나타난 날의 이산화질소 아황산가스 농도는 발생하지 않은 날보다 시간대에 따라서는 최고 5배, 1일 평균치로는 2배 가량 높았다.
불광동 지점의 경우 연무현상이 발생한 5월16∼18일 3일 동안 출근 시간대인 상오8시부터 11시 사이의 이산화질소농도는 0.04∼0·045PPM의 분포를 보였다. 반면 연무현상이 발생하지 않은 5월20∼22일 3일동안 같은 지점의 이산화질소 농도는 0.015∼0.025PPM으로 대조를 보였다. 아황산가스 역시 16∼18일에는 0.012∼0.023PPM이었으나 20∼22일에는 0.001∼0.007PPM의 분포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날로 심화하고 잦아지고 있는 「서울형 스모그」를 막기 위해서는 자동차 운행 감축은 물론 매연후 처리장치 부착, 청정연료사용 등이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황상진 기자>황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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