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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후 폭력」설 민심 흉흉(러시아 96대선 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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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후 폭력」설 민심 흉흉(러시아 96대선 D­2)

입력
1996.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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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지면 감행” 불안 지하철테러로 고조/옐친·주가노프 진영 「필사대결」 갈수록 과열보리스 옐친대통령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모스크바의 성 바실리성당앞 붉은 광장을 가득 메운 수십만 시민들과 「러시아대통령 옐친」이라고 쓴 수많은 피켓들이 그의 목소리에 따라 파도치듯 출렁거렸다. 러시아 독립기념일인 12일 붉은광장에서 유리 리즈코프 모스크바 시장 후보와 함께 대규모 지지집회를 가진 옐친대통령은 운집한 시민들에게 특유의 박력이 넘치는 목소리로 「러시아의 앞날」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흥겨운 축제분위기로 일관된 이날 집회는 옐친에 대한 모스크바 시민들의 신뢰를 재확인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옐친의 유세장에서도 시민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러시아의 앞날에 대한 우려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옐친대통령이 전날 발생한 지하철 폭발 사건을 거론하며 법질서의 회복을 공약한 순간, 군중 일부에서 터져나온 불만섞인 웅성거림이 이를 입증해준다. 이같은 불안감은 지난달 말부터 러시아전역을 떠돌고 있는 대규모 폭력사태 발생설로 증폭되고 있다.

이 설은 공산당 지지자들이 6·16대선이 옐친대통령의 승리로 끝날 경우 거리로 뛰쳐나와 93년10월 의사당 유혈사태와 같은 대규모 폭력사태를 일으킬 것이라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는 당초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후보의 크라스토야르스크 연설에서 그 단초를 찾을 수 있다.

당시 그는 옐친진영의 부정선거 음모설을 폭로하면서 옐친이 부정선거를 통해 재집권할 경우 3천만∼4천만 지지자들이 거리로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오르기 사타로프 대통령보좌관은 즉각 주가노프의 발언을 공산당의 새로운 폭력혁명 음모로 몰았고 주가노프는 기자회견등을 통해 공산당의 폭력사태설을 부인하며 악의에 찬 매터도를 퍼뜨린 사타로프를 제소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때마침 일어난 모스크바 지하철 폭탄테러는 공산당의 폭력사태발생설과 상승작용을 일으켜 대선 분위기를 더욱 흉흉하게 만들고 있다.

폭력사태설은 현재까지는 옐친 진영의 「주가노프 죽이기 전략」의 일환으로 보이지만 각 선거진영이 「이기지 않으면 죽는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여 있어 의외의 사태 발생 가능성도 없지 않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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