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이 21세기 인류문명 주역”/남다른 효·문화적 저력 계승/“문화대국” 국가지표 삼아야「대학의 도덕재무장」 「바른 교육, 큰 사람 만들기」등의 교육개혁운동을 벌여온 홍일식고려대총장이 21세기를 앞둔 시점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비전을 제시하면서 민족적 자아에 대한 각성을 촉구한 교양에세이 「한국인에게 무엇이 있는가」(정신세계사간)를 냈다.
현직 대학총장으로는 최초로 94년 가을학기부터 학부강의를 맡았던 홍총장이 95년 한해동안 「21세기와 한국전통문화」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던 내용과 평소의 지론을 정리한 것이다. 현재도 교양과목으로 진행되는 이 강좌는 300∼400명이 몰릴 만큼 인기가 높다.
「미래의 희망」 「한국적 사고의 단면」 「효는 우리 민족의 신앙」 「한국학의 세계화」 「바른 교육, 큰 사람 만들기」등 41개의 소주제로 구성된 저서의 초점은 21세기 한국의 위상과 한국인론. 홍총장은 이 책에서 「우리 민족이 21세기 인류문명의 주역이 될 것」이라는 확신에 찬 지론을 펼치면서 「과연 우리 민족에게 무엇이 있어 그렇게 될 수 있는가」라는 화두를 던진뒤 오랜 사색에서 우러난 답변을 제시한다. 즉 우리 민족에게는 남다른 문화적 저력과 효사상을 정점으로 하는 고유한 전통문화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홍총장은 효사상이 미래사회가 절실하게 요청하는 가치를 담은 사상임을 강조하면서 21세기에 크게 각광받을 수 있는 세계적 문화상품으로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역설한다. 또 우리의 남다른 「문화적 저력」을 중국과의 관계사를 통해 입증하고 있다. 중국의 주변국들은 문화적 주체성을 상실한채 사라졌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시대의 가장 중심적 과제인 세계화와 남북통일에 대해서도 새로운 각도의 해법을 제시한다. 세계적 보편성과 첨단의 신사고보다는 오히려 우리의 전통문화와 한국적 특수성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홍총장은 남북통일도 도덕성회복과 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을 통한 고급한 민족문화의 창출에 달려 있다는 독특한 통일론을 전개하고 있다. 홍총장은 우리의 국가적 지표에 대해 경제대국이나 군사대국이 아닌 문화적 저력을 살려 문화대국을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을 통해서 우리는 문화대국, 나아가 21세기 인류문명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총장은 그동안 「륙당연구」 「한국전통문화시론」 「한국개화사상사」 「한국개화기의 문학사상연구」 「일제하의 문화운동사」 「문화영토시대의 민족문화」 「21세기와 한국전통문화」등의 저서를 낸 바 있다.<여동은 기자>여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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