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편애” 비판론속 이스라엘 재판될까 고심빌 클린턴 미행정부는 16일의 러시아 대선이 최근 실시된 이스라엘 선거의 재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속에 선거결과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클린턴과 그의 외교팀은 이스라엘 첫 직선 총리선거에서 시몬 페레스 후보에 일방적인 성원을 보냈듯이 러시아 대선에서는 보리스 옐친에 노골적인 지지를 표명해왔다.
백악관의 이같은 옐친 편향적 정책은 국무부내의 고위 관리들 사이에서도 격렬한 찬반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대러시아 외교가 냉철한 현실 분석에 바탕을 두기 보다는 특정 정치인(옐친)의 선의만 믿고 추진된다는 반론이 거세게 제기됐다.
국방부를 비롯한 다른 부처에서도 러시아에서의 공산정권 재등장에 대비한 「봉쇄 시나리오」를 만들자는 냉전사고적 주장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드미트리 심스 닉슨센터 회장은 미국이 마치 러시아를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로 보고 정당한 이유없이 러시아에 대한 편애를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행정부는 이번 선거에서 비록 공산당이 승리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미―러 대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출구를 열어두고 있다.
미국의 대러시아 정책을 주도해 온 스트로브 탈보트 국무부 부장관은 러시아의 개혁은 수십년 이상이 걸릴 장기적 과제라고 전망한다.
그는 최근 미국을 방문한 러시아 학생들과의 대화 도중 『미국의 대러시아 정책은 당신들 세대가 장악할 때까지 시간을 벌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데올로기에 물들지 않은 신세대의 주도에 의해 러시아의 시장경제체제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을 때까지 제한적인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클린턴을 비롯한 미행정부의 정책입안자들은 옐친이 그같은 미국의 대러시아 전략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들의 이같은 신념은 옐친과 함께 러시아 유권자들에 의해 심판대에 올려지게 된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