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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와 아이들/90년대 청소년문화 상징적존재(가요현대사: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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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와 아이들/90년대 청소년문화 상징적존재(가요현대사:48)

입력
1996.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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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서 행동·사고까지 폭넓은 영향력… 「우상」 의 위력 실감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은 90년대 우리 청소년 문화를 상징한다. 4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청소년의 음악은 물론 의상과 행동, 사고에까지 변화를 줄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들은 매스미디어가 창출할 수 있는 우상과 그 위력을 처음 우리에게 증명해 준 주인공이다.

서태지(24) 이주노(27) 양현석(26) 등 「서태지…」의 멤버는 각기 맡은 분야에서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가장 어리지만 그룹의 리더인 서태지는 고교 2년의 나이로 그룹 「시나위」에서 베이스연주를 할 정도로 일찍 무대의 생리를 익혔다. 현란한 동작을 구사하는 이주노와 양현석은 「박남정과 프렌즈」등 각종 댄스그룹의 안무를 담당해 온 춤꾼들이었다.

「난 알아요」가 수록된 92년의 첫앨범은 반항하듯 토해내는 멜로디와 가사, 역동적인 율동 등으로 가요계에 충격을 줬다. 가수 이문세는 『「난 알아요」는 록, 재즈, 랩과 당시의 최신 댄스리듬까지 한꺼번에 뒤섞은 다국적 혼합장르였다. 그러나 그 안에는 논리적인 흐름과 듣는 이의 가슴을 흥분시키는 열정이 있었다』고 회상한다.

데뷔하자마자 스타가 된 이들은 이후 2집에서 「하여가」, 3집에서 「교실이데아」 등으로 더욱 폭넓은 인기를 얻었다. 특히 3집앨범을 통해 「서태지…」는 현실을 비판하는 록그룹으로 변신했다.

<됐어 이제 됐어 그런 가르침은 … 매일 아침 일곱시 삼십분까지 우릴 조그만 교실에 몰아넣고 전국 구백만의 아이들의 머리속에 모두 똑같은 걸 집어넣고 있어> (교실이데아, 서태지작사·작곡)

교육현실을 공격하는 이 노래를 통해 「서태지…」는 청소년의 단순한 우상이 아닌 대변자이자 보호자로 격상되면서 유대를 더욱 강화했다.

지난 1월의 「서태지…」 해체설과 그로 인한 잠적소동은 그들의 영향력을 확인시켜 준 사건이었다. 서태지의 집앞에 수백명의 팬들이 몰려 『돌아오라!』를 연호했다.

결국 잠적 8일만인 31일 「서태지…」는 『아름다운 모습일 때 떠난다는 약속을 지키겠다.이제 평범한 대한민국의 청년들로 돌아가고자 한다』며 은퇴했다. 그들의 모습은 지금 모백화점의 광고를 통해서나 볼 수 있다.<권오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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