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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정국 책임싸고 「배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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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정국 책임싸고 「배후」 공방

입력
1996.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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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한치 양보 없이 서로 “네탓”/여 “두김 대권전략에 야권 끌려다녀”/야 “여 핵심부 독선으로 협상길 막아”/정가선 “대선 앞 3김 힘 겨루기”『야권의 개원반대투쟁은 김대중·김종필 두 총재의 대권전략과 연계돼있다』 『김영삼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때문에 경색정국이 풀리지 않고 있다』

여야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경색정국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고 있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15대국회 개원을 둘러싼 여야대치가 3김씨의 세대결이란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여야의원들은 사석에서 『현정국을 본경기에 앞선 3김의 샅바싸움에 비유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여야간의 힘겨루기는 4·11총선이후 김대통령과 야권의 두 김총재가 연쇄적으로 영수회담을 갖고 대화정치를 다짐한 직후부터 전개되기 시작했다.

여당이 무소속및 야권당선자 영입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을 때인 지난 달 4일 김대중국민회의, 김종필자민련총재는 회담을 갖고 『선전포고를 한다』 『칼을 뽑았다』는 등의 말을 했다. 이는 3김의 또다른 축인 김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신한국당은 경색정국의 책임을 야당의 두 김총재에게 돌리고 있다. 김철대변인은 『양김씨의 정치적 자구책때문에 양당 의원들이 끌려다니고 있다』고 직격탄을 쏘았다. 반면 야당측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이 야권의 두 김총재를 지나치게 의식, 정국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김 대통령은 손을 잡은 야권의 두 김씨에게 정치적 선물을 준다면 내년 대선까지 야권공조의 파급효과가 미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현정국의 본질을 3김씨의 힘겨루기로 해석했다. 내년 대선에서 김대통령의 전략은 양김씨를 물리치고 세대교체를 이뤄내는 것이다. 때문에 청와대측은 국회파행을 낡은 정치행태로 규정하며 야권의 두 김씨를 겨냥하고 있다.

김대중 총재는 『이번에 여권으로부터 선거부정을 막을 제도적 장치를 얻지 못하면 내년대선은 하나마나다』며 개원협상이 사실상 대선 전초전임을 시인하고 있다. 김종필 총재는 원구성거부 투쟁이 자민련내부의 동요를 차단하면서 자신을 3김정치의 한 축으로 확고히 자리잡는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한다. 정가에서는 그동안 정치역정과 노선이 판이한 야권의 두 김총재가 손을 잡은 것도 3김대결의 산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작 당사자들은 현정국을 3김대결로 초점을 맞추는 시각을 반박하고 있다. 청와대측은 『다른 두 김씨를 의식, 타협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며 『개원에는 전제조건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의 두 김총재는『여당의 인위적 과반수확보는 위헌』이라며 『야당의 총선민의수호 투쟁을 3김싸움으로만 몰고가면 본질을 흐리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김종필총재는 12일 당무회의에서 『야당의 투쟁은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국회의 권위를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쨌든 현정국을 3김정치로 규정하는 여야관계자들은 『결자해지차원에서 3김이 경색정국을 풀어야 한다』며 『여야영수회담도 문제해결의 한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3김대결과 관련, 학계에서는 『3당합당, 김대중·김종필총재의 공조등은 기존의 민주대 반민주 가치체계를 흔들어놓고 있다』며 『새로운 정치질서가 형성되기전의 과도기에는 이같은 정치적 아노미현상이 생기게 된다』고 분석하고 있다.<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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