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청도 안받고 독자 결정” 당국에 눈총/재고량 산더미 낙농업계입장 고려한듯정부가 북한에 지원키로 한 배합분말과 분유 중 분유는 유엔이 작성한 대북 지원품목 리스트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정책 당국이 눈총을 받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분유는 유엔의 지원품목 리스트에 들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그러나 아동용 구호식량 품목이 배합분말을 비롯한 여타 배합곡물로 돼 있기 때문에 분유도 북한에 전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분유는 유엔뿐 아니라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의 대북 지원리스트에도 포함돼 있지 않은 품목이다. 그래서 우리로부터 분유를 전달받을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나 그동안 대북 지원활동을 펼쳐온 대한적십자사 모두 의아스럽다는 반응이다. 옥수수 등 북한이 공식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힌 품목을 마다하고 요청하지도 않은 품목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모양이 됐기 때문이다.
유엔이나 국제적십자사연맹은 각각 북한의 큰물피해복구위원회, 북한적십자회 등과 협의를 거쳐 지원 품목을 작성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도 한때 분유 지원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북한이 요청하지 않았고 배급정량 산정을 위한 보건담당관 파견문제 등의 어려움이 있어 국제적십자사연맹과 협의해 제외시킨 바 있다. 국제적십자사연맹은 또 분유는 물에 타 마셔야하기 때문에 전염병 유발가능성도 우려했다.
정부의 분유지원 결정은 지난해 고름 우유파동으로 분유재고량이 1만4천여톤에 달했던 낙농업계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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