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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방송사의 동시지원 절실(프로그램 수출시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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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방송사의 동시지원 절실(프로그램 수출시대:2)

입력
1996.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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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효과 채널분리 등 기획서 배급까지 철저관리를/시청률따른 고무줄편성 탈피 작품의 완성도 높여야프랑스의 유명한 휴양도시 칸. 이곳에서는 해마다 4월에 「MIP TV」라는 세계 최대규모의 TV 프로그램 견본시장이 선다. 「MIP TV」는 국제 프로그램 거래의 핵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세계 방송계의 변화는 물론, 각국의 프로그램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지난 4월19∼24일 열린 31회 「MIP TV」에 참가했던 국내 방송사의 프로그램 수출 담당자들은 『너무 창피해서 혼났다』고 입을 모은다. 선진국 방송사들이 설치한 부스가 초현대식 대형백화점이라면, 우리 방송사의 부스는 「구멍가게」였기 때문이다.

그 나라들에서는 수십∼수백명의 홍보요원이 법석을 떨었는데 반해, 우리는 방송사별로 1∼2명에 불과했다. 우리는 「위성방송 시대」에 대한 대비가 거의 돼있지 않다는 것을 절감했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수출을 하려고 해도 외국에서 방송할 수 있도록 제작된 프로그램이 전무했다는 것. MBC프로덕션의 최광암 기획사업팀장은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국제신호인 음악과 효과(M&E)채널을 분리해서 만들지 않기 때문에 판매협상에서 언제나 열세였다』고 전했다.

이렇게 제작하면, 현지언어로 더빙을 할 수 없다. 방송사가 화면 중간에 삽입해 놓은 자사의 로고도 수출에 걸림돌이 된다. MBC는 올해 「MIP TV」에서 7월 방영예정인 「아이싱」을 홍콩 스타TV에 판매하기로 했다.

이처럼 우리 방송사는 90년 이후 특히 중국 홍콩 대만 일본등 아시아권 국가들에 프로그램을 수출할 기회를 맞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프로그램의 국제 경쟁력이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국내시장에만 안주해 온 방송사의 안일한 경영, 열악한 제작환경, 제작진의 의지 부족 등을 주요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독립프로덕션 「제이콤」을 운영하고 있는 「모래시계」의 연출자 김종학씨는 『수출용 프로그램은 구성이 치밀하고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 우리는 시청률에 따라 프로그램 구성을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였다 한다. 이 때문에 사전제작제가 하루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보및 판매전략의 부재도 심각하다. 그동안 프로그램 수출은 수요자의 단발적인 요청에 의해 수동적으로 이뤄져 왔다. 방송사마다 해외 판매 담당자가 고작 1∼2명이라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KBS영상사업단 국제사업부의 박인수씨는 『한 프로그램이 다른 나라에서 방송되기 위해서는 기획부터 배급까지 철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제작자의 적극적인 의지와 방송사및 국가의 지원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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