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KKK활동무대서 최근 수년간 85건/클린턴,인종주의 지목등 정치권 민감 반응「범행대상 남부지역 흑인교회, 수법 방화·폭파, 피해 지난해 이후 30곳, 범죄단·범행동기 불명」 납량 영화를 연상시키는 흑인교회 연쇄방화 사건이 미국사회에 파문을 던지고 있다. 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93년된 장로교회 예배당이 전소되면서 이 사건은 마침내 정치권까지 충격으로 몰아 넣었다.
남부 흑인교회 방화사건은 최근 수년간 자그마치 85건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중 연방당국이 수사중인 사건만도 지난해 1월13일 발생한 테네시주 벨스시 교회 방화사건을 시작으로 30건에 이른다. 비록 지금까지 희생자는 없었지만 전통적으로 흑백갈등이 심한 남부에서 흑인교회만 피해를 입은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공화 양당도 이 문제를 더 이상 덮어둘 수만 없는 입장이다.
급기야 빌 클린턴 대통령은 8일 연설을 통해 『인종주의가 배경에 있다』며 범인 색출과 추가 범행방지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공화당 대선후보 밥 돌도 질세라 「사악한 범죄」가 발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와 재무부는 연방수사국(FBI)과 연방주류연초총포단속국(AFT) 요원들로 200여명의 특별대책반을 구성했다.
현재 연방당국은 범행 배후집단이나 동기를 단정하지는 않고 있지만 클린턴은 「인종주의」로 분명히 점찍고 있다. 그의 주장은 피해지역이 과거 백인우월주의 인종주의 단체 「쿠 클럭스 클랜(KKK)」의 주요 활동무대란 점을 고려하면 수긍이 간다. 실제로 지금까지 체포된 용의자 5명중 2명이 KKK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북전쟁후 발호한 KKK는 30년대 급격히 위축됐으나 60년대 이후 다시 세력을 얻어 남부에서 대흑인 테러·방화를 자행하고 있다.
전미교회평의회와 흑인단체들은 대체로 정부의 근절 의지에 공감하면서도 이들 사건이 미국사회의 인종차별 관행이 얼마나 뿌리깊은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며 재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클린턴은 대선을 의식, 특별대책반 기능 강화와 무료 제보전화 설치에 이어 하원에 계류중인 「교회 방화범 신속 처벌법안」통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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