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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북·미교섭 진상(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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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북·미교섭 진상(사설)

입력
1996.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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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한 4자회담과 관련, 한미 양국의 설명회에 참석키로 동의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는 반가움에 앞서 여러가지 궁금증을 갖게 해주고 있다. 북한의 동의가 사실이라면 외형상 몇년째 교착된 남북관계진전에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저들의 수용이 미국의 6백만달러 상당의 식량지원등과 바터하는 조건같은 인상을 주어 개운치가 않은 것이다. 또 4자회담제의후 북한의 설명회 수용여부는 중요한 관심사였는데 평양을 다녀온 빌 리처드슨의원이 뒤늦게 흘린 것 역시 석연치가 않은 것이다.그가 북한외교부의 강석주 제1부부장으로부터 들었다는 「설명회 수용의 뜻」 보도는 몇 가지로 해석할 수가 있다. 첫째는 방북중 북한측과 협의한 내용의 핵심부분에 관해 한국측에 전하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둘째는 공화당이 4자회담에 관해 반응도 없는데 식량을 추가지원할 수 없지 않는가라고 공격하자 설득을 위해 뒤늦게 밝혔다고도 볼 수 있다. 셋째 북한과 4자회담, 관계개선, 식량지원 및 미군 유해발굴 등에 관해 일련의 밀약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며 끝으로 정치인으로 북한의 교묘한 반응을 과대해석했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은 앞서 핵위협소동으로 미국과 한국, 일본을 흔들어 북·미관계개선의 보장과 함께 경수로원전 2기를 획득하는 소득을 올린데 이어 4자회담을 계기로 또다시 갖가지 「실리」를 챙기려는 자세가 역력하다. 4자회담이 제기되자 「검토중」이라는 첫 반응을 보인 뒤 한미 양국에 대한 온갖 적대적 비방을 강화했고 한·미의 공동설명회를 제의하자 「한국은 끼여들 자격이 없다」고 강변하던 그들이 설명회를 수용할 뜻을 비친 것은 결국 이를 이용, 식량지원 등을 기대한 것이 분명하다.

이제 유엔은 4천3백만달러의 대북식량지원을 위한 첫 국제회의를 소집함에 따라 우리로서는 식량지원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

먼저 정부는 공동 설명회의 수용의 진부를 비롯, 리처드슨의원의 방북중 어떠한 비밀약속이 있었는지를 미국측에 분명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부는 식량문제에 관한한 북한이 공식요청을 하지 않을 경우 정부차원의 고려를 해서는 안된다. 다만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의 경우 민간각계가 수집한 식량과 약품등 각종 구호품을 대한적십자사를 창구로 하여 인도적 견지에서 지원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4자회담과 식량지원과의 연계는 북한이 진정으로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남북관계 개선의 의사를 보이고 설명회에 이어 본회담에 적극적으로 호응할 때 미국·일본과 함께 식량 등 모든 분야에서의 지원에 나서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결코 이 시점에서 미국 등 어느 나라의 정치적 편의와 정책에 의해 이끌려 가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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