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장면 어두운 조명처리 춤동작 못보게/극장·예술가 분명치 못한태도 “관객 우롱”무용계의 관심을 집중시킨 김승근댄스그룹의 나체공연은 우스꽝스런 해프닝으로 끝을 맺었다. 8일 하오 7시30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전쟁」(김승근 안무)공연은 무용수 10여명이 5분여간 나체로 출연하기는 했지만 형체를 분간하기 어려운 어두운 조명으로 전혀 춤을 볼 수 없었다. 예술성에 상관없이 무조건 나체는 안된다는 극장측의 완고함과 줏대없는 예술가의 어정쩡한 태도 사이에서 관객만 기만당한 꼴이었다.
김승근 안무의 「전쟁」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초연돼 호평을 받았던 작품. 전쟁의 참상을 표현하기 위해 목발을 짚은 남자무용수가 나체로 2인무를 추는 장면과 10여명이 옷을 벗고 객석을 향해 걸어나오는 장면이 포함돼 있다
나체출연이 일부 언론에 의해 부각되자 대관에 난색을 표했던 문예회관측은 결국 조명조작으로 예술작품에 결정적 흠집을 냈다. 문예회관측은 옷을 벗지 않는 조건으로 대관을 계약했다고 밝혔다. 극장의 압력에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한 김승근도 애처롭기만 하다.
무용관객은 벗느냐, 안 벗느냐보다 그것이 얼마나 미학적인가 하는 평가를 내릴 준비가 되어 있다.<김희원 기자>김희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