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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만으론 납득 어려워/연쇄가스누출사고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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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만으론 납득 어려워/연쇄가스누출사고 의문점

입력
1996.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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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압력상승 왜 양재아닌 송파지구인가/극소량으로 밸브작동 못하게 할수있나/출처도 “가스내 포함­유입된 것” 다른 주장경찰이 8일 이번 가스 누출 사고가 양재지구 정압기내 압력조절기(레귤레이터)에 이물질이 끼어 압력이 급상승하면서 일어났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남는다.

경찰에 따르면 압력조절기는 피스톤운동을 하는 압력조절밸브를 통해 8·5㎏/㎠로 유입되는 가스압력을 2·5∼2·7㎏/㎠로 낮추는 역할을 하는데 이물질이 달라붙어 압력조절 기능이 떨어지면서 갑자기 압력이 상승했고, 이 압력이 환상망으로 연결된 7개 지구정압기에 전달돼 연쇄적으로 가스가 분출됐다는 것.

경찰 발표대로라면 환상망으로 연결된 7개 지구정압기중 양재지구 정압기의 압력이 가장 먼저 급상승했어야 한다. 그러나 8일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정압기 제조사인 세종AMC사와 공동으로 8개 정압기의 사고전후 압력상태를 점검한 결과, 압력이 최초로 상승한 곳은 송파지구로 7일 밤10시50분 2·7㎏/㎠에서 급상승해 8일 새벽1시께는 4·4㎏/㎠까지 압력이 치솟았다. 문제의 양재지구는 압구정지구와 함께 이로부터 10분 후인 밤11시부터 압력이 급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사대로라면 송파지구에서 최초로 이상압력이 발생, 환상망을 타고 양재와 압구정지구로 전달됐다고 볼 수 있다.

이물질이 압력조절기 작동을 중단시킬 만한 것이었느냐는데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현장을 조사한 가스전문가들은 발견된 이물질은 극히 소량으로 밸브가 작동을 못할 정도는 아니며 밸브가 작동하지 못할 정도의 양이면 정압기 전체가 작동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즉 정압기가 계속 작동한 점으로 미뤄 발견된 이물질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것.

양재지구 정압기내 압력조절기에서 발견된 이물질의 성분과 출처도 아직 불투명하다. 경찰은 이물질의 출처로 두가지 가능성을 꼽고 있다. 처음부터 한국가스공사측이 공급한 가스에 이물질이 포함돼 있었을 가능성과 가스관 보수과정에서 분진이나 슬러그(찌꺼기) 등이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도시가스측은 이에 대해 정압기 앞에 필터가 있어 분진이나 찌꺼기 등이 가스관을 통해 유입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처음부터 가스내에 포함돼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위야 어쨌든 양재지구 정압기에서 이물질이 발견됨에 따라 정압기를 수시로 점검해야 하는 대한도시가스측의 관리 소홀 책임은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박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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