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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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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초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벌어진 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림팩96) 도중 일본 프리깃함이 미군기를 격추하는 오발사고가 발생했다. 림팩은 미태평양함대가 주관하고 한국 일본 캐나다 호주 칠레가 참여해 2년에 한번씩 태평양 해상에서 실시하는 6개국 합동군사훈련이다. ◆유사시 주요 해상교통로의 안전을 확보하고 태평양연안국 해군간의 상호협력과 연합작전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훈련 목표다. 이번 훈련에 일본은 프리깃함 1척과 호위함 8척, P3초계기 8대, 잡수함 1척을 참가시켰고 우리 해군은 1천5백톤급 구축함 2척을 파견했다. 군사전문가들은 특히 이 훈련이 신미일군사동맹후 첫합동훈련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었다. ◆사고경위는 이렇다. 훈련에 참가한 미 항모 인디펜던트호의 함재기 A6 인트루더는 원통형의 표적을 끈으로 묶어 끌고 일본해상자위대의 3천5백톤급 프리깃함 유기리호의 상공을 날고 있었다. 이때 유기리호의 20㎜ 기관포가 작동해 뒤에 끌려오는 표적 대신 전투기를 맞춰 떨어뜨린 것이다. 이 기관포는 컴퓨터에 의해 표적식별과 발사과정이 자동 조작되는 최첨단 방공무기로 분당 3천발이 발사된다. ◆사고원인은 유기리호의 연락체계가 불충분했거나 소정의 확인작업을 태만히 해서 발사 스위치를 잘못 눌렀을 가능성, 또는 기관포 시스템 자체에 고장이 발생해 오작동됐을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어느쪽의 실수인지는 분명치 않다. 정밀한 조사 후에나 밝혀질 일이다. ◆오히려 눈에 띄는 것은 일본의 재빠른 사과와 미국이 이를 흔쾌히 접수한 대목이다. 만일 우리와 일본이 서로 가상의 적군으로 나뉘어 훈련도중 그런 사고가 발생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럴때 일이 무사히 마무리되려면 양국민 간에 믿음이 있어야 한다. 「밝은 일본 국회의원연맹」의 오쿠노같은 자가 제멋대로 떠들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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