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적 지원탈피 남북 신뢰회복에 도움/현재 10여개 민간단체 참여계획,더 확대/지난달 컨테이너 20대분수송 압록강다리 약해 트럭대신 철도이용대북 쌀지원 업무를 담당해 온 미 유진 벨 재단 이사장 스티븐 린튼 박사는 8일 서울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난 해소를 위해 국제 컨소시엄 설립이 민간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16번째 방북, 컨테이너 20대분의 쌀을 지원하고 1일 돌아온 그는 유엔이 발표한 2차 대북 긴급 식량지원 규모는 극히 상징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엔이 4천3백여만달러 상당의 2차 대북 식량지원 방안을 발표했는데.
『유엔의 1차 대북 지원 당시 모금액은 목표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이번에도 목표액을 달성할지 의문이다. 전체 규모도 북한의 식량난을 덜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징적 수준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대북 경수로 지원을 위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형태의 식량 지원 국제 컨소시엄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 컨소시엄 설립 계획은 어느정도 진척돼 있는가.
『이번 방북시 북측 관리들과 논의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지금까지 국제사회와 북한측이 접촉해 가장 성공한 모델이 KEDO이다. 이를 식량지원에 적용, 한미 등 국제사회의 민간단체들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하자는 것이다. 이 방안이 정부대 정부 차원의 접촉을 꺼리는 남북간 문제를 해소하고 양측의 신뢰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북한측으로부터 컨소시엄의 민간대표를 평양에 주재시킬 수 있다는 내락도 받은 상태이다』
―이번 방북시 김영남 부총리겸 외교부장을 만났다는데 그와 협의했는가.
『NCND(확인도 부인도 않겠다)』
―컨소시엄의 성격과 여기에 참여할 단체들은.
『유엔의 지원은 북한의 홍수 피해가 복구될 때까지 한시적 성격을 띠고 있지만 컨소시엄은 계속 운영될 계획이다. 모금에서부터 현지 배분까지 직접 담당할 예정이다. 풍년이 들더라도 수요의 60%밖에 자급할 수 없는 만성적인 북한의 식량난 해소를 지원하는 한편 북한의 대국제사회 신뢰를 쌓아갈 민간 창구 역할을 계속할 것이다. 현재 컨소시엄에 참여할 단체로는 내가 주관하는 유진 벨 재단을 비롯,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이스트 게이트 재단, 월드 비전 인터내셔널, 국제 선명회 등 주로 민간선교단체 10여개 그룹으로 앞으로 참여 단체를 세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달 방북한 빌 리처드슨 미하원의원에게 북한측이 미국의 식량 지원시 4자회담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라는 언질을 주었다는 워싱턴 포스트 보도가 있었는데.
『4자회담 설명회에 참석하겠다는 정도이다. 북한의 4자회담 수용 여부는 내가 지난번 한국일보와의 인터뷰(5월21일자 21면 한국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극히 불투명하다. 북한은 중국이 4자회담에 참여하더라도 1대 3의 힘겨운 구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고 나중에 미국과 중국이 빠져나가면 결국 남북한만이 남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 정책이 곧 발표되고 10일에는 한국전 실종미군 유해 발굴및 송환을 위한 실무협상이 평양에서 열리는 등 양측간의 포괄적인 관계접근이 예상되는데.
『현시점에서 양측간의 급속한 관계진전은 예상되지 않는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미행정부의 최우선 정책은 「현상유지」이다. 현재 미국과 북한간에 이슈화한 현안은 핵및 미사일 확산문제, 쌀지원 문제, 유해 문제 등 4가지 뿐이다. 미행정부가 그 외의 이슈를 갖고 균형을 깰 우려가 있는 어떤 모험적인 시도를 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새로운 정책을 추진한다면 11월 대선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이번 방북시 지원한 쌀은 어떤 경로를 통했는가.
『컨테이너 20대분의 쌀을 중국 대련(다롄)항에서 하역, 트럭으로 단동(단둥)에서 압록강 다리를 건너 북한으로 수송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압록강 다리가 하중 12톤이상은 견디지 못해 중도 포기하고 철로를 이용해야 했다. 현재 중국측은 북한행 열차편을 끊어 놓았으나 인도적 지원 목적의 운행은 특별히 허용해 가능했다. 평안남도의 개천과 안주 두곳에서 배분에 참여했다』
―언제 다시 방북하는가.
『이달말께 방북할 예정이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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