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에 지탱된 원조대국―이것이 외무성의 정부개발원조(ODA) 연차보고에서 드러난 95년도 일본의 모습이다.지난해 엔베이스 원조실적은 최고였던 91년을 약 1,000억엔 밑도는 1조4,000억엔에 조금 못미친다.
국민총생산(GNP) 비율은 0.28%로 91년보다 0.04%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달러 베이스로는 5년간 3할이 늘어 지난해는 147억달러가 됐다.
타국의 실정은 미공표지만, 냉전구조의 소멸과 재정적자삭감의 압력으로 「원조피로」가 두드러지는 미국등 2위이하 국가를 크게 따돌리며 5년 연속 세계 1위가 된 것은 확실하다.
재정사정의 악화로 원조예산이 억제돼도 달러베이스 원조액이 대폭 증가하는 것은 작년 여름까지 이어졌던 엔고 때문이다.
아시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의 원조수요 증가에 일본은 지금까지 달러 베이스의 원조확대, 바꿔말하면 엔고에 의존한 양적확대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외환시장의 흐름이 변해 지금까지와 같은 장기 엔고경향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엔베이스의 예산액도 대폭 신장은 바랄 수 없다.
양적 확대가 한계에 달한 일본의 ODA를 원조상대국의 발전단계에 응해 반드시 효율·효과적으로 살려나가도록 내용과 방법을 고쳐야 할 시기가 왔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연차보고에 따르면 95년도 원조는 ▲풀뿌리 무상자금협력등 국민참가형 원조의 추진 ▲다음 세기를 향한 개발목표의 제시, 환경·인구·에이즈등 지구규모의 문제해결에 지도력 발휘 ▲상대국과의 정책대화, 인재육성등 효과적·효율적 원조에 힘을 기울였다고 한다.
작년 2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중국에 대해 무상자금협력을 원칙 정지하는 등 「원조대상국의 대량파괴병기 개발·제조나 기본적 인권에 저촉되는 움직임등에 충분히 주의한다」고 했던 정부의 원조대강 4원칙의 운용도 강조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안정·발전을 도와 세계 평화와 번영을 지향한다는 원조목적으로 보아도 이런 노력은 당연하다. 그러나 일본은 ODA가 처한 현상을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특히 아시아지역에는 「민간활동 인프라」의 적극적 유도나 피원조국을 졸업한 「선진도상국」의 협력을 얻는 「3각협력」의 추진이 중요하다.
도상국의 자립촉진에는 인재육성을 포함한 지적 지원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체제도 빼놓을 수 없다. 환경파괴나 인권침해를 초래하지 않고 주민의 생활향상에 실제로 기여한다는 균형있는 원조실시에의 배려도 필요하다. ODA의 제5차 중기목표기간은 내년으로 끝난다. 이러한 과제를 포함시킨 개정작업을 서둘러 시작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싶다.<정리=신윤석 도쿄 특파원>정리=신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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