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블린스키·지리노프스키 선택 최대 관심/젊은층 투표향방·대선무효설도 판세 영향6·16 러시아 대선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대부분의 언론과 여론조사기관들은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예상대로 결과가 나올지는 속단하기 힘들다. 아직 변수가 많은 것이다.
우선 옐친이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후보를 10∼12% 포인트나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를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 조사 대상 표본추출과 결과 분석 등을 놓고 볼 때 여론조사기관이 신뢰감을 주기에 미흡하고 여론조사기관에 가해지는 정치적 압력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93년 총선의 경우 예고르 가이다르 당시 총리대행이 이끄는 「러시아선택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으나 극우 민족주의자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의 자민당이 돌풍을 일으켰다. 또 지난해 12·17 총선에서도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가 이끄는 「나쉬돔 로시야(우리집 러시아)」가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겨우 10% 지지로 3위에 머물렀다.
민주 진영의 그리고리 야블린스키 후보와 극우 지리노프스키 후보의 선택도 이번 대선에서 「태풍의 눈」이다. 이들은 옐친과 주가노프의 싸움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것이다.
물밑 접촉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옐친과 야블린스키간에 민주대연합이 실현될 경우 옐친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반면 최근 자주 거론되는 「주가노프 대통령―지리노프스키총리―알렉산데르 레베드 국방장관」식의 제휴가 성사된다면 이는 주가노프에 승리를 안겨주는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
블라디미르 야코블레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당선자가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한 군소후보와 제휴, 거물인 아나톨리 소브차크 시장을 무너뜨린 「사건」은 시사적이다. 군소후보중의 하나인 이반 툴레예프는 이미 주가노프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했다. 옐친에게는 반갑지 않은 조짐이다.
표성향을 가늠할 수 없는 젊은 층의 선택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25세이하의 유권자가 총유권자의 13%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중 30%이상이 옐친지지세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의 투표참가율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끊임없이 거론되는 선거 무효설도 막바지 대선 레이스의 향방을 좌우할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이밖에 체첸평화협상의 결과와 옐친의 건강 등도 유권자들의 마지막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러 대선후보 작년 수입/고르바초프 11억루블 “깜짝 신고”/
옐친은 94년 인세만 무려 14억루블
러시아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돈주머니 사정은 어떨까. 러시아 대권주자들은 후보 등록시 최근 2년간의 소득을 신고하도록 돼있어 이들의 재산규모를 대충 짐작해 볼 수 있다.
중앙선관위와 언론보도에 따르면 11명의 후보 가운데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한 고소득자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대통령이다. 그는 지난해 전직 대통령 연금 57만루블과 고르바초프 재단에서 수령한 1천1백만루블 등의 정규 수입외에 강연료및 인세로 10억7천만루블의 수입을 올렸다.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지난해 2천6백만루블의 연봉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월 4백25달러(34만원)에 불과한 월급만으로 러시아를 통치하고 대선에 뛰어 들었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는 정치자금을 거둬 13억5천만루블의 선거자금을 확보해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94년 영국으로부터 28만달러(14억루블)를 인세로 받았다고 신고하는 바람에 「대통령보다 저술가로 나섰으면 떼돈을 벌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주가노프 후보는 지난해 세비 2천7백만루블외에 주요 신문잡지 기고로 3천30만루블을 벌었다. 그러나 그는 당조직을 통해 16억2천만루블의 대선자금을 모아 넉넉한 살림살이를 꾸려가고 있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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