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꿈의 수도만들자” 박차/“누구나 살기에 편한 동경으로”/82년부터 「마이타운」 플랜/2000년까지 31조엔 투입/통신망구축·녹지확보등 나서1,200만명이 쾌적하게 살아 가는 메트로폴리탄을 이루기 위한 일본 수도 도쿄(동경)의 「마이타운 도쿄」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90년 마무리된 이 장기계획은 지난해 아오시마 유키오지사(청도행남)의 취임으로 일부 수정되기는 했으나 큰 틀의 변화없이 이어지고 있다.
「마이타운 도쿄」 계획의 핵심은 도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동시 정비다. 21세기에 들어서면 도쿄는 개도국의 거대도시들과는 달리 끝이 없는 조밀화 문제에서는 벗어나게 된다. 대신 국제화추세에 따른 외국인 인구의 급증, 생활의 풍요와 여가를 지향하는 시민의식의 변화, 분권화 움직임, 2015년이면 고령자 인구가 4명중 1명이 되는 초고령사회 등이 보다 주요한 해결과제다.
도쿄는 91∼2000년 21세기를 위한 기반 조성에 모두 31조1,791억엔을 투입하고 있다. 상하수도 정비, 통신망 확충등 생활환경 시설확충에 전체의 15%인 4조6,630억엔, 주택건설에 12%인 3조7,801억엔을 각각 투입하고 「고향이 될 수 있는 도시 만들기」, 즉 녹지확보와 여가선용시설 확보에 8.1%인 2조5,206억엔을 투입중이다.
이와 함께 도쿄 일극집중체제의 해결을 위해 국가 행정기관을 업무 핵도시에 전진배치하고 국가의 권한과 재원을 대폭 이양한다는 원칙 위에 수도기능의 일부 이전을 결정하고 후보지를 물색중이다.
이 장기계획은 82년 12월 1차계획, 86년 11월 수정계획을 거쳐 90년 11월 제3차 계획으로 확정됐다. 이 계획은 수년간 추진되다 지난해 또 수정됐다.
새로 마련된 「도쿄플랜 95」는 생활자 보호, 생활의 유지, 생활의 풍요화등 소프트웨어 중시가 두드러지며 21세기「생활도시」 건설의 기반 조성을 위해 95∼97년 7조6,990억엔을 투자한다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특히 재해방지 시스템의 강화와 고령자의 보건 의료 복지서비스 개선등이 중점이다. 고령자를 위한 방문간호 파견기지 200개소 설치, 4만6,000가구에 가정간병인 파견 등에 전체투자액의 6.5%인 5,001억엔을 투자하고 있다. 또 위성통신을 통한 지진통보시스템 도입과 지진 감시망의 정비, 재해 의료시설 확충, 헬리콥터 소방법의 적극 도입등 안전한 생활을 할 권리를 뒷받침하는 도시 건설에 12.7%인 9,750억엔을 투입한다. 이 모든 것이 광역·기초 자치단체는 물론 주민과 시민단체, 민간기업의 공동 참여 속에 결정·수정되고 시행되는 것은 물론이다. 도쿄의 「생활자 천국건설」은 21세기 일본 전체 모습의 변화를 가늠케 하는 상징이기도 하다.<도쿄=박영기 특파원>도쿄=박영기>
◎러시아/「혼돈의 경제」 우주산업으로 출구/2010년까지 차세대 로켓 개발 “히든카드”/상업위성발사·우주정거장사업 석권 야망
러시아가 맞을 21세기는 결코 장밋빛이 아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전환에 따른 시행착오와 혼란이 러시아의 앞날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우주산업분야는 예외다. 이 분야는 21세기에도 러시아의 자존심을 지켜줄 마지막 희망으로 남아 있다.
구소련이 62년 우주탐험을 위해 개발한 로켓 프로톤(PROTON)의 현대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모스크바의 흐루니체프 우주센터는 오늘도 고철덩어리같은 구형 로켓에 새 생명을 불어넣기에 바쁘다.
세르게이 질초프 국장은 『우리는 2010년까지 지구상의 어떤 로켓보다 정밀하고 운반능력이 큰 차세대 로켓 프로톤M과 프로톤MS를 완성해 21세기 상업적 우주이용분야를 석권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차세대 로켓기종은 산소·수소부스터(OHB)를 보조추진장치로 장착해 에너지 효율의 극대화를 꾀할 예정이며 이 장착개발을 흐루니체프우주센터가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OHB를 장착한 차세대 로켓은 기존로켓의 2배이상 운반능력을 가지며 여행시간도 연장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계획이 성공을 거둘 경우 러시아는 상업위성 발사시장에서 한층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아리안 로켓과 미국의 아틀라스가 현재 상업위성 발사의 55,25%를 각각 점하고 있으나 러시아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다. 아리안을 이용해 위성을 올릴 경우 약1억달러가 필요하지만 프로톤은 3,000만 달러선이면 가능하다.
러시아의 우주산업은 상업위성 발사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러시아는 미국 유럽 일본 캐나다등과 35억달러 상당이 소요되는 새 유인우주 정거장 「프리덤」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유인우주정거장 「미르」의 경험이 뒷받침하고 있어 러시아의 기여는 이 계획의 핵심이 되고 있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유럽연합/“유럽을 하나로” 고속철망 시동/3,000억불예산 「거미줄 노선」 93년 계획/슈퍼하이웨이도 추진… 재원조달 숙제
영국 런던에서 스페인 세빌리아까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스웨덴 스톡홀름까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폴란드 바르샤바까지… 시속 250㎞의 고속전철망이 유럽대륙에 거미줄같이 깔린다.
덴마크와 스웨덴을 잇는 해저터널로 북유럽이 하나로 연결되고 독일의 아우토반보다 훨씬 넓고 잘 닦인 유럽종단 슈퍼 하이웨이가 베를린과 모스크바를 잇고 그위를 승용차들이 질주한다.
유럽연합(EU)이 다가오는 21세기의 교통수요에 대비해 추진중인 「범유럽 운송망」을 미리 본 모습이다. 이 계획은 93년말 채택된 「성장·경쟁력 및 고용―21세기에 진입하기 위한 지침과 도전」백서중 핵심으로 정상회담등 일련의 EU회담을 통해 한발 한발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유럽의회가 주축이 돼 연구·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범유럽 차원에서 새로 건설하거나 확장 또는 고속전철로 개량해야 할 운송노선으로 모두 34개를 선정해 놓고 있다. 이중 11개 노선은 올해 사업에 착수하고 10개 노선은 97년, 나머지 13개는 타당성 조사후 사업에 들어가도록 돼 있으나 일부 일정이 약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우선 사업으로 선정된 11개 노선의 경우 이미 94년 EU 정상회담에서 사업승인을 받아 언제든 착공이 가능하다.
전체 사업은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된다. 최소 3,000억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돼 자금 조달이 최대문제로 떠올랐다. 일부 회원국은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들어 사업연기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가 범유럽 운송망 건설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것은 이 프로젝트가 21세기 유럽의 도약을 위한 필수적 준비물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EU는 이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되면 1,500만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연간 3%의 경제성장률 달성이 너끈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같은 대규모 공동투자사업을 통해 유럽의 결속을 다지는 정치 사회적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미국/암·AIDS 없는 「건강평화시대」 도전/퇴치첩경 유전인자 지도등 연 10억불 투자/“인간복제 악용방지” 기술 엄격통제도 실시
인류는 「신과의 전쟁」으로 일컬어지는 암·AIDS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궁극의 의학에 도달할 것인가. 미국은 21세기 AIDS를 비롯한 모든 바이러스성 질병과 암을 극복하려는 장기 계획에 들어가 있다.
미의학 연구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국립보건원(NIH). 워싱턴 인근 최고 요지인 베데스타에 자리잡은 NIH내 감염성질병연구소(NIAID)는 이미 87년부터 21세기를 향한 연구에 돌입해 있다. 2005년까지 AIDS와 암 등 비정상적인 인간세포에 의한 질병을 「원천봉쇄」한다는 목표 아래 연간 10억달러의 연구비를 털어넣고 있다.
미행정부가 부족한 연방예산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 연구에 거액을 쏟아붓고 있는 이유는 『NIAID에서 연구·개발중인 치료법이 성공할 경우 AIDS와 같은 감염성 질환은 물론 인류 질병사의 최대 복병인 암의 근본적인 해결도 가능하다』는 결론 때문이다.
이 연구소가 매달려 있는 「비방」은 의외로 간단하다. 암과 AIDS와 같은 질병은 인체의 기본구조, 즉 유전인자가 원인이라는 학설과 문제의 유전인자는 건강한 유전인자로 교체할 수 있다는 실험결과를 결합한 것이다. 암이나 AIDS는 암에 걸린 환자의 유전인자를 확인한 후 정상적 사람의 「유전인자 지도」에 따라 문제의 유전인자를 새로운 것으로 교체해 주면 그만이라는 가설이다.
현재 NIAID는 최대 관건인 유전자 지도(인간게놈) 작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지난해 1차적인 「원론적 지도」를 완성했다. 2005년이면 인간게놈 연구를 매듭지을 수 있다는 믿음 아래 24시간 연구실의 불을 밝히고 있다.
이 지도가 완성되고 아울러 고도의 유전자 교체기술이 확립될 경우 AIDS와 암은 더이상 인간을 죽음의 공포에 빠뜨리지 못한다. 그러나 이 기술이 적극적으로 이용될 경우 인간복제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미정부는 인간게놈의 이용에 대한 엄격한 지침을 준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책임의 위험성」때문에 NIH원장은 미대통령이 의회의 동의를 얻어 직접 임명하고 있다. 현재는 「암을 일으키는 유별난 유전인자가 인체에 있으며 이것은 다른 것과의 구분이 가능하다」는 학설로 89년 노벨 의학상을 수상한 헤럴드 바무스 교수 (56·캘리포니아대)가 원장으로 있다.
그는 93년 NIH의 원장으로 취임하면서 『21세기는 암과 AIDS로부터 인류를 해방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바무스원장은 『2005년 유전자 지도가 완성될 경우 모든 질병의 진단에서 치료까지 「인간창조적 기법」이 시도될 수밖에 없다』는 도전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인물로도 유명하다.
「치료에서 재생으로」를 겨냥한 NIH의 이같은 노력이 미국만의 것은 아니다. 유전자 지도를 통해 완벽한 인간세포를 재생해 낸다는 NIAID의 시도에는 영국과 일본이 각각 유럽·아시아 대표로 동참해 있고 우리도 수많은 과학자를 NIH에 연수시키고 있다.<워싱턴=정병진 특파원>워싱턴=정병진>
◎중국/“16억명 먹여살리기” 증산 온 힘/첨단 영농기술개발 농민생활안정 주력
세계인구의 22%를 넘는 거대인구를 가진 중국에 있어서 농업문제, 특히 식량문제는 최대과제이다. 21세기초 중국의 인구는 13억명을 넘어설 전망이며 2030년 총인구가 16억명에 달해 연간 식량수요가 무려 6억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인구 자연증가와 쾌속성장으로 식량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경지·파종면적의 감소 등으로 2000년에는 5,000만톤 내외의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국제 곡물시장 재고가 2억5,000만톤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세계적 식량수급에 미칠 영향도 우려된다.
중국정부는 3월 제8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4차 회의에서 「농업과 농촌경제의 개혁 및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즉 2000년까지의 9차 경제·사회 발전 5개년 계획과 2010년까지의 중장기 계획을 통해 ▲농업생산 증대와 농산물 공급 확보 ▲농민소득 제고와 농민생활 수준 향상등 2대과제를 농업발전 목표로 제시했다.
또 금세기 말까지 식량 4.9∼5억톤, 면화 525만톤, 육류 4,850만톤, 수산물 2,850만톤 등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향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식량작물 파종면적이 최소 1억1,000㏊는 돼야 하며 농업기반 시설의 정비, 지력증진을 위한 토지개량, 종자개량, 과학영농기술의 보급등이 이뤄져야 한다.
중국정부는 이와함께 농업생산의 안정을 위해 2000년까지 농민생활을 「소강(시아오캉:어느정도의 물질욕구 충족 상태)」수준에 도달시키고 2010년에는 7,000여만 절대빈곤 인구의 「온포(원바오):의식주가 충족된 상태)」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중국은 46년이래 매년 3%, 약800만톤 증산계획을 꾸준히 실천해 왔다. 특히 지난해는 4억6,500만톤을 생산, 1인당 식량생산이 383㎏으로 셰계평균수준에 접근했고 육류 계란 수산품 채소등의 1인당 생산도 각각 41.3㎏, 19.5㎏, 13㎏, 198㎏으로 세계평균수준을 초과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농산물 자급자족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인구의 76.4%, 9억1,500만명이 농촌인구이며 농업생산이 국내총생산의 18.8%에 이르는 중국이 21세기 안정적 농업기반을 확보하느냐는 세계농산물 수급과도 밀접히 연관돼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북경=송대수 특파원>북경=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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