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진통일화해와 협력거쳐 단계적 분단해소/급진통일민중봉기·쿠데타 등 북 돌발적 붕괴통일 시나리오는 크게 봐서 두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남북한이 안정적으로 통합을 이뤄가는 점진적 방식이고, 두번째는 북한체제가 일순간에 붕괴해 이뤄지는 급진적 통일이다. 급진적 통일의 경우 흡수통일 방식이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점진적 통일은 평화와 합의에 의한 통일방식이다. 북한이 시장경제를 단계적으로 수용하고 체제를 민주적으로 전환하는등 변화를 추구하고 그에따라 남북이 화해협력단계를 거쳐 평화적 통일을 이뤄간다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남북한 정부가 각기 다른 체제를 유지하는 「1국가 2체제 2독립정부」에서 하나의 연방정부 아래 단일체제를 유지하되 2개의 자치정부를 갖는 「1연방정부 1체제 2자치정부」의 과도기를 거쳐 궁극적으로 단일체제의 민족국가를 건설하는 단계적 통일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점진적 통일은 우리가 지불해야할 통일비용의 측면에서 급진적통일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하다는 이점이 있다. 북한주민의 인적피해와 대남긴장및 도발가능성등 통일과정에서의 부작용도 급진적 통일보다 훨씬 적다.
급진적 통일은 북한이 체제모순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은 붕괴할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붕괴는 어느날 갑자기 우리에게 닥친다는 것이다. 체제붕괴론에는 80년대 후반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의 민중봉기와 같은 상황뿐 아니라 군부 쿠데타에 의한 김정일체제의 축출가능성까지 포함된다. 최근들어 북한의 고위층과 지식인들이 잇달아 탈북하는등 북한사회의 통제이완 조짐이 완연해지면서 체제붕괴론은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흡수통일론자들은 북한의 체제모순이 개혁이나 개방을 통해 자체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단계를 이미 지났다고 주장한다. 북한이 나진·선봉지역을 자유무역지대로 설정하고 외자유치에 나서는등 경제개방을 꾀하고 있으나 내재적·구조적 한계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그리고 우리의 식량·에너지 원조 및 경제협력 역시 밑빠진 독에 물붓기나 다름없어 북한을 지탱시켜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막대한 통일비용등 부작용이 예상되더라도 북한이 되도록 빠른 시일내에 무너지는 편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우리정부는 점진적 통일과 급진적 통일의 두가지 가능성에 각기 대비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민족발전공동계획」은 평화와 협력의 바탕에서 중장기 남북관계개선방안을 제시한 점진적통일 대비계획이며, 「급변통합 대비계획(일명 평화계획)」은 북한체제의 붕괴에 따르는 난민·유혈사태·경제공황등 100여가지에 이르는 상황을 가정한 대비책이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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