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조치마저 “뒷북”안전불감증 여전/지역정압기 불량·주택가 설치도 문제8일 새벽 서울 강남 강동과 경기 성남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도시가스 누출사고는 최근의 잇단 대형사고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함을 재확인시켜줬다. 특히 한순간에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도시가스 관리의 허점을 드러내 위험시설물에 대한 근본적인 안전점검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번 사고에서 가장 먼저 지적돼야 할 문제점은 도시가스 관리업체의 비상조치체계 미비. 사고 발생 시각은 0시20분께였는데 대한도시가스 직원들이 출동한 시각은 삼풍백화점 옆 사고지점의 경우 30분이 지난 0시50분,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주차장 사고지점은 2시간이 지난 새벽2시31분이었다. 강동구 고덕1동 고덕역 사고지점에는 상황이 종료된 새벽1시53분까지 가스회사 직원이 나타나지 않아 소방관들이 절단기로 정압기실 자물쇠를 뜯고 들어갔다.
이처럼 대응이 늦었던 것은 가스회사 상황실에 경보장치가 없는데다 당직자가 4명에 불과했기 때문. 대한도시가스측은 사고직후 상황실내 경보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뒷북치기 발표를 했다.
가스가 누출된 지구정압기 시설 불량도 사고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스압력이 갑자기 높아진 점으로 미뤄 정압기에 설치된 필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결국 가스관 시설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아 사고를 불렀을 것이란 지적이다.
가스 중간공급역할을 하는 지구정압기가 주택가에 설치돼 있는 것도 사고 위험을 높이는 요인. 송파지구의 경우 잠실3동 주공3단지 아파트내에 매설돼 있으며 서초지구는 삼풍백화점 주차장, 강남지구는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인근, 강동지구는 고덕전철역부근에 설치돼 있는 등 고압가스가 공급되는 지구정압기 8곳중 상당수가 대형인명피해를 유발할 수있는 지역에 위치해 있다.
사고발생 직후 주민들에 대한 안내방송이 신속히 이뤄지지 못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신현대아파트 등 일부지역에선 관리사무소에서 안내방송을 해 대피를 유도하기도 했으나 상당수 주민들은 사고발생후에도 한동안 사고내용을 알지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대피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정진황 기자>정진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