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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폴 포트」 죽었나 살아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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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폴 포트」 죽었나 살아있나

입력
1996.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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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생존 가능성” 사망설 미궁/사망확인땐 친베트남 훈센 제2총리 권력기반 강화「킬링필드의 살인마」 폴 포트의 망령이 여전히 캄보디아를 맴돌고 있다.

5일 캄보디아 반군 크메르 루주 부사령관의 발표에도 불구, 캄보디아 국민은 그의 사망설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다. 국민 한가족당 한명꼴인 200여만명을 학살한 폴포트의 광적 살기가 아직 뇌리에 고통스럽게 각인돼 있는 데다 크메르루주의 반정부 게릴라투쟁이 산발적으로나마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정부도 그의 죽음을 인정하는데 신중하다. 크메르 루주 사정에 정통한 태국정보부가 아직 그의 생존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는 탓이다. 한때 『지옥사자는 폴 포트를 왜 데리고 가지않는가』라고 저주했던 노르돔 시아누크 국왕도 조심스런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폴 포트의 사망이 공식확인될 경우 20년간에 걸친 캄보디아 정국의 혼돈기는 종지부를 찍을 게 분명하다. 우선 캄보디아정권의 실권자로 알려져온 훈 센 제2총리의 권력기반이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93년 유엔주도의 총선에 따라 시아누크를 국왕으로한 입헌군주제를 출범시킨 캄보디아는 그간 지도체제의 내부 갈등으로 적지않은 혼란을 겪어왔다. 시아누크의 왕권하에서 그의 아들 라나리드가 제1총리, 친베트남계의 실용주의자 훈센이 제2총리를 맡아 국정을 양분해왔던 까닭이다.

특히 폴 포트가 이끈 크메르루주가 유엔감시 총선에 불참하며 투쟁해 온 것도 훈센의 친베트남성향을 못마땅해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훈센은 라나리드와의 권력투쟁에서 사실상 승리, 실권을 장악하면서 크메르 루주에 대해서도 강력한 토벌정책을 전개해왔다. 총선전 4만명의 병력규모로 캄보디아 국토의 20%를 점령했던 크메르루주가 불과 3년만에 2,000명 수준의 오합지졸로 위세가 약화한 것도 대규모 토벌작전을 통한 훈센의 압박정책 때문이었다.

이와함께 폴 포트의 사망은 캄보디아에 대한 해외 투자를 본격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크메르루주의 세력 약화가 예상됨에따라 정정불안으로 투자를 꺼려온 서방측이 캄보디아의 싼 임금을 활용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서두를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폴 포트가 사망했다하더라도 크메르 루주의 투쟁노선에는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미 크메르 루주는 키우 삼판과 이엥 사리 등이 집단지도체제로 이끌어 왔기 때문에 폴 포트가 사망했다하더라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크메르 루주의 지도자들이 모두 사라지지 않는한 캄보디아 국민도 「폴 포트망령」에서 해방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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