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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가요 근절 PD들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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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가요 근절 PD들 나섰다

입력
1996.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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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라디오 음악프로담당 11명 심의기구 구성/혐의·시비곡 「논란곡」으로 규정,방송 자제키로가요계에 유명가수와 그룹들의 표절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송사의 라디오 음악프로 담당PD들이 대중가요의 표절을 방지하기 위한 자율적인 심의기구를 구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MBC라디오의 주요 음악프로PD 11명은 최근 「MBC라디오 가요연구 모임」(위원장 이건세 부국장)을 구성하고 6일 자체 모니터를 통해 표절의 혐의가 짙거나, 사회적으로 표절시비에 휘말린 대중가요를 「표절논란곡」으로 규정해 방송을 자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5월초에 발족한 이 모임은 「FM모닝쇼」 「정오의 희망곡」 「싱글벙글쇼」 「별이 빛나는 밤에」 「FM데이트」 「음악캠프」 등 MBC라디오의 간판급 음악프로담당PD들로 구성돼 있다. 선곡을 책임지고 있는 라디오 음악프로 PD들이 표절문제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모임을 만들기는 처음있는 일이어서, 방송계와 가요계에서는 이들의 활동이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병선 FM1팀장은 『자체심의 결과, 「패닉」의 「달팽이」, 「녹색지대」의 「준비없는 이별」, 탁재훈의 「내가 선택한 길」 등 20여곡이 표절혐의가 짙은 곡으로 조사됐다』며 『그러나 방송여부는 PD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초 이 모임은 청소년의 성충동을 유발하는 선정적인 노래를 걸러보자는 취지로 구성됐으나, 표절문제가 더욱 심각한 현안이라는데 공감해 표절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게 됐다.

박팀장은 『PD들이 표절곡 판정을 내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표절의혹이 제기된 노래를 방송하지 않으면 표절이 줄 것으로 본다. 그것은 바로 PD들의 몫이다. 표절을 뿌리뽑지는 못하겠지만, 대중가요 종사자에게 보이지 않는 압력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모임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예전에는 멜로디 표절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는 가사나 편곡 표절까지 생겨나고 있다. 또 『모씨는 표절작곡가』라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도는등 표절이 만연돼 있는데다, 그 수법도 날로 지능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요평론가 임진모씨(37)는 『대중음악 수급의 주요채널인 방송사가 표절문제에 수수방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환영할만하다. 앞으로 다른 매체로 파급될 경우 표절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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