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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쓴 「한국사」들 인기

입력
1996.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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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많고 정·야사 고루 대화하듯 서술/「이야기…」 「상상하는…」등 잇달아 출간/저자도 교수·시인·약사·극작가 등 다양이야기식으로 우리 역사를 쉽게 소개한 책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인명선…」 같은 기존의 딱딱한 암기식 역사책의 틀을 벗어나 대화체 중심으로 다양한 사진을 곁들여 흥미롭게 서술한 책들이다. 특히 저자들이 교수, 극작가, 출판사대표, 교사, 약사, 시인등 다양해 재미를 더해준다.

새로운 세기의 도래를 앞두고 있는데다 최근 잇따라 유물이 발굴되면서 높아진 역사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는 현상이다.

성신여대 사학과 이현희교수가 쓴 「이야기 한국 근현대사」(신원문화사간) 의 제1권 「여명의 땅」은 떠꺼머리 강화도령 철종이 왕위에 오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고종의 등극, 흥선대원군의 섭정, 경복궁 중건과 화폐개혁, 병인양요이후 척화비가 세워지고 명성황후가 차츰 세력을 넓혀가는 상황까지를 다루고 있다. 이교수가 서문에서 『정사와 이면사를 전부 들추어 가면서 교양인으로서의 지식과 품위를 유지하기 위한 자료로 맵시있게 써내려가려고 꽤 고심했다』고 말한 것처럼 이 책은 소설형식을 빌려 사건과 인물을 소개하고 있다. 전체 7권으로 계획됐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완간된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김정환씨(한국문학학교장)의 「상상하는 한국사」(푸른숲간)는 문학과 예술의 관점으로 우리 역사를 분석한 책. 역사적 사건들을 배경으로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저자가 추구하는 것은 「살아 있는 생생한 인물과 사건을 통해 기록된 역사적 사실 뒤에 감춰진 다면적 진실을 탐구하는 것」이다. 전 9권으로 구성된 「상상하는…」의 1, 2권은 고대와 삼국시대를 다루고 있으며 「민주화운동과 사회주의의 몰락」을 다룬 마지막 9권까지 연내에 완간할 계획이다. 신화와 전설, 벽화, 서양화, 유물 등 박학다식한 저자가 내용에 맞게 고른 사진이 함께 실려 있다.

약사인 조중화씨의 「다시 쓰는 임진왜란사」는 일본에 의해 왜곡·조작된 임진왜란의 실체를 조명하기 위해 현장을 답사하고 확인하며 발로 쓴 역사서. 조씨는 정유재란때 일본 교토(경도)에 세워진 코무덤(비총·비총)을 일본에서는 귀무덤(이총·이총)이라고 왜곡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한 술 더 떠 「조선인의 귀 12만 6,000개가 묻힌 귀무덤」이라고 알려져 있다고 개탄한다. 그는 현장사진 400여장을 소개하고 있다. 객관성을 기하기 위해 「적군」 「아군」 「왜군」 등의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포로명단, 전쟁터, 약탈물, 일본군이 국내에 축조한 성도 정리했다.

극작가 신봉승씨의 「신봉승의 조선사나들이」(답게간)는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정도전, 양성의 사방지, 김시습등 인물 중심으로 산책하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역사서다.

이밖에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들녘간) 「꿈이 담긴 한국고대사노트」(전 2권·일지사간) 「이야기 조선왕조사」(푸른숲간) 「우리 역사의 여러 모습」(일조각간)등이 나와 있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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