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민의원·참의원 분리싸고 마찰/7대 선거부정시비 96일만에 타결/12대 야 구속자석방 요구 한달 표류/13대 5공비리특위구성 여야 대립/14대 임기 개시 4달만에 상위 구성15대국회가 초장부터 미로를 헤매고 있다. 법정개원일인 5일 신한국당은 「법대로」를 외치며 의장단을 선출하려 했으나 야권의 저지로 무산됐다. 무소속당선자 영입, 선거부정시비를 둘러싼 여야대립은 급기야 개원지연을 초래했으며 갈등정국의 골을 더욱 깊게 했다.
원구성의 난항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역대 국회중 순탄하게 의장단이 구성된 적이 별로 없을 정도로 한국의정사는 파행으로 얼룩져 왔다. 개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때는 5대, 7대, 12대, 13대, 14대국회였다.
5대국회는 4·19이후 내각제개헌에 따른 민의원, 참의원 분리문제로 난항을 겪었다. 임기개시일이 7월29일이었으나 민의원은 10월2일에, 참의원은 10월7일에야 원구성을 마쳤다. 5대국회는 그러나 임기개시 10일이내에 임시회를 소집키로 한 조항을 준수, 그 시한인 8월8일에 의장단을 선출했다.
7대국회는 67년 실시된 6·8선거의 부정시비로 휘청거렸다. 여당인 공화당은 무려 1백30석(지역구 1백3석, 전국구 27석)을 얻어 44석의 신민당에 압승했다. 그러나 금품매수, 개표부정 등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야당은 이에 승복하지 않고 등원을 거부했다. 오랜 갈등끝에 백남억 김진만(공화당) 김의택 윤제술(신민당)씨가 여야 전권대표로 13차례의 회담을 가져 96일만인 10월5일 국회정상화가 이뤄졌다. 당시 김종필공화당의장은 『변칙은 더 큰 변칙을 유발한다』며 야당등원을 촉구했었다.
12대국회때는 2·12돌풍(85년)을 몰고온 신민당이 김대중씨 사면복권, 언론기본법폐지, 국회법개정, 양심수석방 등을 요구하며 등원을 거부했다. 한달여의 대립끝에 민정당이 구속자석방을 받아들이는 선에서 임기개시 34일뒤인 5월15일 원구성을 마쳤다.
13대국회 개원은 4·26총선에서 여소야대를 창출한 야당의 목소리에 크게 좌우됐다. 평민, 민주, 공화당이 광주·5공비리특위 구성, 양심수석방 등을 요구했다. 결국 노태우당시대통령이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씨등 야3당총재와 영수회담을 개최, 특위구성을 수용함으로써 임기개시 21일만에 개원이 이뤄졌다.
14대국회는 여당이 지자제선거를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파행으로 치달았다. 여야는 임기개시일(5월30일) 한달이내에 임시회를 소집한다는 조항을 준수, 6월29일에 의장단만 선출한뒤 국회 문을 닫았다. 상임위구성은 임기개시후 무려 1백25일이 지난 10월2일에 가까스로 이뤄졌다. 그 해 12월17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등이 개원난항의 배경으로 작용했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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