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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해학 접목시킨 브레히트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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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해학 접목시킨 브레히트극

입력
1996.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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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창간·12층 소극장 재개관기념/「서푼짜리 오페라」 9일∼30일 공연/오태석 연출 극단 「목화」 공동주최/물고 물리는 앵벌이 두목·강도·서장등 세 인간유형 그려연출가 오태석이 「즐거운 브레히트」를 선보인다. 작품은 「서푼짜리 오페라」. 브레히트가 창시한 서사극형식이 발전하면서 덧붙여진 무게와 엄숙함은 덜어냈다. 「이건 연극입니다」라고 일깨워주는 소외효과의 장치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한국적 해학이 두드러진다.

한국일보 창간 42주년과 한국일보소극장 재개관을 기념해 9∼30일(월∼금 하오 7시30분 토 하오 4시30분 7시30분 일 하오 4시30분) 한국일보사 12층 소극장에서 본사와 극단 목화의 공동주최로 펼쳐지는 무대다.

「서푼짜리 오페라」와 오늘의 우리 관객이 만나는 지점은 어디일까. 작품은 제목 그대로 푼수같은 이들의 우스꽝스런 이야기이다. 주요 등장인물은 걸인들에게 의수 의족 옷등을 빌려주고 앵벌이의 일부를 상납받는 두목 「패랭이」, 강도이면서 신사처럼 행세하는 「대위」, 공권력을 이권과 외부의 압력에 따라 행사하는 경찰서장이다. 뒷골목을 배경으로 물고 물리는 이들의 관계는 시민의 질서와 강도의 질서가 과연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오태석은 『세 사람은 최근 30년동안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룬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게 된 인물유형』이라며 『극중 인물들은 관객들에게 「당신들은 우리만큼 푼수같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말했다.

글이 쓰여진 플래카드와 간단한 소품들로 무대는 충분하다. 오태석은 『브레히트는 투구가 필요하면 냄비를 갖다 쓰는 식이었다. 그가 극에 몰입되는 것을 차단하고자 한 것은 연극이 너무 재미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며 이를 위해 고안된 다양한 장치는 동양연극에서 오히려 낯익은 것들이다. 바로 여기서 우리 식의 해학이 한껏 발휘될 수 있다』고 말했다. 23곡의 노래는 주제가만 제외하고 모두 새로 작곡(우은증)됐으며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3중주로 무대 한 옆에서 반주된다. 박희순 장연남 이상희 김병춘 성지루등 목화의 배우 30여명이 출연한다.

지난해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공연을 통해 독특한 연극어법을 서양고전에 적용하는 첫 시도를 했던 극단 목화. 그 시도를 이번엔 대표적인 서구의 현대극으로까지 확대한다. 724―2613∼6<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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