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회 원구성을 놓고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여권이 금주중에 단독개원을 강행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야권은 여권의 태도변화가 없는 한 이를 실력저지한다는 방침이어서 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법정개원일(5일) 첫날부터 여야가 본회의장에서 서로 일전불사를 벼르고 있어 정국파행은 물론 15대 국회의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여권/“명분 축적한뒤 단독 개원”/「구태」 부각 야 주장 희석,주내 강행 전망▷여권◁
신한국당은 이날 국회본회의에서 임시의장인 김허남의원(자민련)의 산회선포가 불법이라고 주장, 원천무효를 천명하면서도 일단 단독으로 의장선출을 강행하지 않기로 했다. 산회절차가 불법인 만큼 곧바로 본회의를 재소집, 표결을 강행할수도 있으나 그럴경우 야당에 또다른 법적 시비거리를 제공, 정국파행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신 신한국당은 국회법 준수의지 부각과 함께 야당의 구시대적 행태를 비난하는 대국민 홍보전을 통해 야당측의 명분을 약화시킨다는 전략을 세웠다. 아울러 야당이 다시 협상을 제의해온다면 이에 응할 방침이다. 그러나 신한국당은 야당의 획기적 태도변화가 없는 한 합의가 불가능할 것임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 국회법을 지키자는데 더 이상의 타협은 있을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본회의에서 야당에 당한 낭패로 인해 여권내부의 대야강경기류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결국 향후협상은 일정 시점에서 신한국당의 단독 개원강행을 위한 명분축적의 성격이 짙다고 할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개원을 시도할 경우 야당이 쉽사리 실력저지에 나서기가 어려워질 뿐더러 만약 그렇다해도 이에따른 정치적 부담은 야당이 안게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신한국당은 강행시기와 관련, 가급적 금주를 넘기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신한국당은 이를 위한 전술적 대책마련에 고심하는 눈치다. 예컨대 원내 최고령자인 자민련의 김의원이 본회의에 계속 출석할 경우 그에게 또다시 사회를 맡겨야하는 문제 등이 고민거리이다.<유성식 기자>유성식>
◎야권“여 변화때까지 공조 강화”/실력 저지 역할분담 등 「시나리오」합의
▷야권◁
여야간 개원협상이 결렬된 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공조는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국회법정개원일(5일)을 앞두고 양당은 투쟁전략을 놓고 한때 입장차이를 보이기도 했으나 효율적인 대여투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양당은 5일 상오 국회 예결위회의실에서 의원연석회의를 갖고 원구성저지를 결의하며 굳건한 「야권공조」를 과시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열린 「합동의총」에서 김대중국민회의, 김종필자민련총재는 한 목소리로 『여당의 자세변화가 있을 때까지 굳게 단결, 투쟁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날 양당의 행동전략은 전날 밤 열린 총장·총무접촉에서 최종확정됐다. 양당은 이 자리에서 여당의 일방적 의사진행을 막기 위한 역할분담문제를 협의했다. 이에 따라 양당 총무단은 율사출신 의원들의 자문을 받아 최연장자인 김허남의원이 임시의장을 맡을 경우의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그러나 양당간 공조에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3일밤 열린 양당 총장·총무접촉에서는 국민회의측의 실력저지 방침에 대해 자민련이 「등원론」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4일 자민련 총재단회의는 일방적으로 양당간에 합의한 대구장외집회와 합동의총을 유보키로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양당은 「야권공조」라는 대의를 위해 세부전략에 합의했다.
따라서 여당이 강경입장을 고수할 경우 양당간 공조전선에는 당분간 이상조짐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당이 새로운 협상안을 갖고 협상에 다시 나설 경우 양당의 대여투쟁전략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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