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하오 경기 안성군 죽산면에서 자연을 무대로 파격적인 나체공연과 관객이 참여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제2회 죽산국제예술제(9일까지)의 개막을 알리는 공연이었다. 하오 6시 용설저수지 둑에서 열린 설치미술가 안필연의 퍼포먼스는 300여명의 관객과 안필연이 둑 양쪽에서 마주 보고 걸어오며 시작됐다. 안필연은 관객들에게 『이집 근심 저집 근심 모두모두 담아보자』며 나눠준 조롱박을 땅에 던지게 한 뒤 밟아 깨뜨리도록 했다. 「희망」은 찰흙으로 빚어 저수지에 던졌다. 더러워진 손을 물에 씻으며 번뇌와 유혹을 함께 흘려보냈다.이어 지난해 제1회 예술제에서 나체공연을 했던 일본무용가 가와무라 나미코(58)가 또다시 나체공연 「워킹」을 선보였다. 둑길을 따라 30분간 느릿느릿 걷는 그의 행위는 명상에 잠긴 구도자를 연상시켰다. 줄지어 선 관객은 아예 염두에도 두지 않는듯 했다. 공연은 그가 옷을 입는 것으로 끝났다.
하오 8시30분부터 웃는돌무용단 야외무대에는 오다케 고마(48)·오다케 에이코(44) 부부와 아들 유타(11)가 출연한 「바람」이 올려졌다. 바닥에 깔아놓은 깃털은 바람에 흩날렸다. 고마의 회칠한 모습, 느린 동작, 이미지중심의 표현은 다분히 부토(일본현대무용)적이었다. 후반부 약 20분동안은 부부가 모두 나체로 나와 바닥에 누워 거리낌 없이 뒹구는 모습을 보였다.
잇단 나체공연을 대한 대다수 관객들의 눈길은 오히려 담담했다. 무용평론가 문애령씨는 『야외의 특성을 이만큼 잘 살린 공연은 드물었다』며 특히 오다케부부의 공연에 대해 『산카이주쿠무용단처럼 첨단기술을 활용해 각광을 받고 있는 일부 부토와는 달리 추하고 어두운 것을 예술에 포함시키는 부토 본연의 정신을 그대로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안성=김희원 기자>안성=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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