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발사시장 유럽 우위 “흔들”/불 등 12개국 합작 11년 개발 「공든탑」 무너져 충격/미 “역전 호기” 내심 박수에 중·일 등도 “추격 여지”연간 3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상업위성발사 시장을 놓고 유럽과 미국간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 차세대 위성발사 로켓 아리안 5호가 4일(현지시간) 첫 발사에 실패했다.
프랑스령 기아나의 유럽우주국(ESA)에서 발사된 직후 궤도를 이탈, 폭파된 아리안 5호는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이 2000년대 세계 상업위성 발사시장의 지배권을 다지기 위해 공동개발한 야심작이었는데 이날 발사실패로 유럽은 울고 미국 등 경쟁국들은 내심 박수를 치고 있다.
유럽의 12개 ESA회원국 정부및 국영기업체가 합작투자해 설립한 아리안 스페이스사에 의해 지난 11년간 무려 70억달러의 연구개발비가 들어간 아리안 5호는 현재 세계시장의 50% 이상을 점하고 있는 아리안 4호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것. 86년 챌린저 우주왕복선의 폭발사고로 미국이 주춤한 사이 위성발사시장의 우위를 점한 유럽이 최근들어 맹렬하게 따라붙는 미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견제용으로 개발한 것이다.
아리안 5호는 안전성과 탑재능력및 발사비용 측면에서 기존 로켓을 한차원 뛰어넘는 차세대 로켓이라고 유럽측은 자랑해 왔다. 기존 아리안 4호의 탑재능력이 최대 4.8톤으로 위성 1개만을 지구 정지궤도에 운반할 수 있는데 비해 아리안 5호는 탑재능력이 6.8톤에 달해 한번에 위성 2개를 실어나를 수 있다는 것이다. 비용도 현재 아리안 4호의 대당 9,000만달러보다 10% 이상 절감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어 왔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발사된 총 26개의 상업용 위성중 9개만을 수주해 유럽의 12개보다 뒤져 있는 미국은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록히드·마틴사의 경우 98년 첫발사를 목표로 신형 위성발사 로켓 애틀라스 2 AR의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맥도널 더글러스사는 현재의 델타2 로켓보다 탑재능력을 2배로 증강시킨 델타3 개발중이다. 이밖에 일본 중국 인도 등도 국제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어 유럽은 쫓기는 입장이었다.
유럽측은 당초 내년초부터 3년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기존 아리안 4호를 5호로 대체, 2000년부터는 아리안 5호만을 사용할 계획이었으나 이날 발사실패로 계획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발사 실패후 프랑수아 필롱 프랑스 우주·통신부 장관은 『내달중 2차 발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발사실패에 따른 심리적 후유증을 삭이는데만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관계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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