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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적 효과(한·일 월드컵­「공동개최」 무엇을 얻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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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적 효과(한·일 월드컵­「공동개최」 무엇을 얻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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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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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딛고 양국 사상첫 “동업”/같은 목표 “미래 지향 동반자” 기대/국가위상 강화·한반도 안정 도움2002년 「한일 월드컵」은 정치 외교적인 측면에서도 국가적 특수효과를 기대할만한 「우량주」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한일 두나라가 동업을 신고하며 세계시장에 상장한 틀림없는 기대주인 것이다. 1일자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는 「솔로몬의 축구」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일 공동개최 결정은 어느 한쪽도 패자로 만들지 않은 현명한 결정인 만큼 쓰라린 과거를 갖고있는 양국이 앞으로 외교적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일월드컵을 바라보는 내외의 이목은 오로지 지구촌 최대규모의 축구제전, 최고의 경제적 수익성이 기대되는 스포츠 이벤트에만 쏠려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부터가 새롭게 달라질 것이 틀림없다. 지난해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 된 데 이어 빠른 장래에 경제협력기구(OECD)회원국이 될 전망이고 여기에 보태진 월드컵 개최국의 면모는 그야말로 선진 한국의 위상을 굳히는 훌륭한 계기가 될 것 같다.

88 서울올림픽의 개최가 북방외교의 물꼬를 텄다는 점을 상기할때 2002 월드컵의 개최 역시 한반도 주변환경을 다시한번 해빙무드로 이끌수 있는 측면이 많다. 이를테면 동북아의 안보환경을 안정적으로 유도하는 촉매역할이 기대되는 것이다. 특히 월드컵 경기의 남북한 분산개최까지 실현될 경우 2002 월드컵은 그야말로 남북간의 갈등구조를 개선하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낼수 있다. 더이상 동서냉전의 상징이자 마지막 남은 분단국의 이미지가 아닌 화해와 협력의 상징으로 21세기를 향도하는 중심국가의 위상으로 새롭게 자리매김 될수 있다는 얘기이다.

한일 양국관계에 있어서도 월드컵은 새로운 이정표를 남기게 될 가능성이 적지않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이웃나라끼리 착실히 지혜를 모아간다면 과거사 갈등의 극복을 비롯해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이른바 실질협력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한일 두나라가 월드컵 준비라는 이해를 공유하는 상황에서 양국간 어업분쟁이나 무역수지 불균형, 기술이전 문제, 독도 영유권 분쟁등과 같은 현안문제들은 매우 유연하게 다루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통신기술및 정보의 교환이나 비자면제협정 체결문제등과 같은 월드컵개최에 필요한 쌍방교섭사안은 탄력적으로 일이 진행될 공산이 크다.

또한 월드컵 동업자인 한일양국은 서로의 정치적입장을 존중할수 밖에 없다. 가령 한국을 배제한 일본과 북한사이의 공개적 접촉은 상당히 신중을 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의 「한일 월드컵」은 이렇듯 과거와 현재 보다는 미래에대한 설계를 우선 부풀게 한다. 하지만 지금부터 2002 월드컵의 팡파르가 울려 퍼지는 그날까지 반드시 장밋빛 실크로드가 보장돼 있는것은 아니다. 국내정치적으로는 당장 97년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 정파의 대립에 의한 정쟁의 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자칫하면 국내정치의 불안으로 「월드컵 외교」가 발목을 잡히고 있다는 식의 빈축을 살수도 있다. 이런 까닭에 월드컵유치는 정치권 전반에 하나의 시험무대가 된다고도 볼 수있다.

나아가 세계인들은 우리나라와 일본의 참모습을 월드컵이라는 확대경을 통해 수시로 들여다 볼 것이다. 국민들의 행동양식에서부터 정치지도자들의 각종 행태에 이르기 까지 모든것이 철저한 비교분석의 대상으로 마냥 노출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일 월드컵」은 그래서 기회이자 도전인 것이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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