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국 과학자 참여 서울대 설치/노벨상 다수 배출 CERN이 모델/회원국간 공동프로젝트등 추진아태이론물리연구센터가 4일상오 서울대에서 개소식을 갖고 본격 출범한다. 세계 최고수준의 이론물리센터를 목표로 아시아 태평양 10개국 물리학자들이 참여한 순수 민간국제연구소인 아태이론물리연구센터는 94년11월 필리핀에서 열린 제13차 아시아과학협력기구 총회에서 한국에 건설키로 만장일치로 결의한 이래 1년7개월만에 문을 연다.
아태이론물리연구센터 추진위원회는 내년 서울 홍릉 한국과학기술원 서울분원에 1,500평규모의 연구동과 숙소 등을 확보, 각종 시설을 갖춘뒤 2000년부터 본격 연구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때까지는 서울대 이론물리연구센터에서 연구활동을 하기로 했다.
2000년까지 총 294억원(한국부담 132억원)을 투자할 예정인 이론물리연구센터는 국내에서 포항방사광가속기, 한빛플라즈마 발생장치와 더불어 미래 첨단과학기술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선진7개국(G7) 진입에 필수적인 기초과학과 고에너지 핵 플라즈마물리 등 이론물리학의 핵심기술을 연구하게 된다.
이론물리연구센터는 이를 위해 노벨상을 탄 석학들을 유치, 기초과학과 첨단기술의 기본이 되는 이론물리를 집중 연구하고 국제수준의 연구인력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또 개도국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고급연수과정 전문학술회의 공동프로젝트 회원국간 협력사업 등도 추진한다.
이론물리연구센터의 모델은 54년 유럽 19개국이 스위스에 세운 유럽원자물리연구소(CERN). 입자 및 핵물리분야연구로 유명한 이 연구소는 4명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번 개소식에는 세계적인 물리학자들이 대거 참석한다. 양진녕(양첸닝) 미뉴욕주립대 석좌교수, 로버트 슈리퍼 미물리학회장, 새뮤얼 팅 MIT교수 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비롯 J 베스 독막스플랑크연구소장, M 비사리오 이탈리아국제이론물리연구센터소장, 아키히토 아리마 일이화학연구소장, 파데예프 러시아오일러연구소장 등 저명한 물리학자들이 150여명에 달한다.
이들 물리학자들은 4∼10일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리는 아태이론물리연구센터 개소기념학술대회에 참가한다.
◎인터뷰/초대소장 내정 방한한 중국 양진녕 박사/“세계최고 연구기관으로 만들겠다”/57년 노벨상 수상… 내년부터 국내 거주
아태이론물리연구센터 초대소장으로 내정된 양진녕(양첸닝)박사(74)가 4일 열리는 개소식 참석을 위해 3일하오 9일간의 일정으로 방한했다.
양박사는 도착 직후 김포공항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태지역의 우수한 두뇌양성은 물론 세계 최고의 이론물리연구기관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박사후 연수과정(포스트닥터)과 강사진을 12명만 선발할 정도로 작은 규모로 시작하지만 세계적인 수준을 확보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미뉴욕주립대 물리학과 석좌교수로 있는 양박사는 22년 중국 안휘(안후이)성에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한뒤 45년 도미, 소립자물리학의 거두 엔리코 페르미의 제자가 돼 소립자론 통계역학등 다양한 업적을 남겼다. 특히 57년 35세 나이에 동료 중국인 이정도(리충다오)박사와 함께 「소립자의 약한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이론물리학계의 세계적인 권위자이다.
80년 처음 방한한 이래 7번째 내한하는 그는 한국의 경제와 과학계가 갈수록 새롭게 변해 기적으로 느낄 정도라고 표현했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가 언제쯤 나올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상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전제 『최선의 노력을 하고 결과가 좋으면 상은 자연스럽게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박사는 아태이론물리연구센터의 소장이 되면 이르면 내년부터 국내에 거주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 아태지역의 후학들을 가르치게 된다.
한국의 세계적 핵물리학자 고 이휘소 박사와 친분이 두터웠던 그는 이박사가 불의의 사고로 타계했을 때 추모사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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