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누마 회장 사임번복·조직위원장 고사소동/“정보운용력 등 불재” 협회 세대교체론 부상도일본 축구계가 월드컵 공동개최 결정이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축구계의 갈등을 대변하는 듯 유치업무의 실질적 책임자인 나가누마 겐(장소건)일본축구협회장은 사임의사를 표명했다가 즉각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번복했지만 자신은 조직위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조직위원장이 당연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나가누마회장의 조직위원장 고사와 회장직 사임번복소동은 공동개최가 사실상 패배를 의미한다는 일본 축구계와 축구팬들의 반응에 대한 책임론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이와관련, 현재 일축구계에서는 유치위원회에 대한 비판이 무성히 일고 있다. 정보운용력 부재, 주앙 아벨란제 FIFA회장에 대한 지나친 신뢰와 배신, 국제축구계의 흐름에 대한 분석미비 등을 들고 있다.
한국은 공동개최를 포함하여 FIFA내부의 움직임에 탄력적으로 대응했으나 일본은 공동개최결정일 전날에야 비로소 사태를 파악할 정도로 둔감했다는 것이다.
정보수집은 외무성 협찬기업등에서 하고 있어 한국에 비해 지지 않으나 나가누마회장등 유치위원회 실무간부 전원이 외국에서 살다시피 하는 바람에 간부들이 정보를 정확히 분석하여 유용하게 사용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축구계에서는 근본원인이 축구협회가 낙관하다가 94년 5월 아시아지역 FIFA부회장선거에서 무라다 다다오(촌전충남)축구협회부회장(당시)이 정몽준대한축구협회장에 패배한데 있으며 일본은 FIFA내부에서 자신의 입장을 직접 주장하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아벨란제회장이 최후에 자신의 보신을 위해 배신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 바 있었으나 유치위원회는 이를 무시했으며, 오히려 유럽축구연맹(UEFA)에 등을 돌려 반쪽의 대회밖에 치를 수 없어 이중의 피해를 보았다는 비판이다.
일본 축구계는 또 40대인 정몽준회장의 패기에 사실상 패배했다고 지적하면서 축구 수뇌부들의 세대교체론도 거론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이 나가누마회장의 조직위원장 고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축구계의 안정이 2002년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빠른 시일내의 재정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도쿄=박영기 특파원>도쿄=박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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