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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강 합작 군부수뇌 물갈이(중국 천안문사태 7주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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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강 합작 군부수뇌 물갈이(중국 천안문사태 7주년:중)

입력
1996.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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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압공로 양상곤그룹 장성들 대부분 실권/등직계·친강택민 「산동벌」 군요직 장악천안문사태는 중국군부에 권력과 오명을 함께 안겼다. 중국군부는 민주화 시위대를 유혈진압, 「인민해방군은 인민에 총구를 겨누지 않는다」는 전통을 깸으로서 오명을 자초했다. 반면 체제수호의 마지막 보루로서의 군의 존재를 확실히 부각시킴으로써 발언권을 크게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군의 유혈진압 여파는 컸다. 「혁명수호」라는 정당성을 부여받고 정치발언권마저 확보한 군이 특정파벌에 이끌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등소평(덩샤오핑)을 비롯한 지도부는 사태가 안정된 뒤 여러차례에 걸쳐 권력개편을 단행했다.

진압의 주역을 맡았던 양상곤(양상쿤)과 양바이빙 형제의 부침은 천안문사태이후 군의 권력개편사를 압축한다. 양씨 형제는 사태진압에 대한 공로로 자파 장성들을 무더기로 요직에 앉혀 「양가장그룹」을 형성, 군부내 최고 실세로 군림했다. 그러나 강택민(장쩌민)에게 힘을 몰아주기 위한 등소평의 견제로 양가장은 92년 10월 14차 전당대회 이후 실권했다.

양가장의 장성들을 솎아낸 강은 지난해 군수뇌부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를 단행, 당·정에 이어 군까지 장악하는 권력기반 강화작업에 나섰다. 장만년(장완녠) 총참모장과 지호전(츠하오톈) 국방부장을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겸임시켰다. 기존의 유화청(류화칭) 장진(장전)과 함께 군사위의 4명의 부주석을 자파 또는 자신에 우호적인 인물로 채운 것이다. 또한 왕극(왕커)과 등의 대변인격인 왕서림(왕루이린) 상장을 중앙군사위원으로 임명했으며 전국 7대군구의 주요 직책도 친강인물로 교체했다.

강의 군부장악은 등의 직계세력인 「산동(산둥)벌」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호전등 지난해 요직에 발탁된 인물들은 대부분 산동벌에 속한다. 중국군은 지역적으로 산동벌과 광동(광둥)벌, 인맥으로는 양가장그룹과 원로 그룹인 「8상장그룹」으로 나뉘어 복잡한 역학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외면적으로는 강이 등의 전폭적 후원하에 군부를 장악하고 있으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3월 대만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에서도 지호전국방부장과 장만년총참모장등 군지도부의 강권에 강이 수동적으로 끌려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록 은인자중하고 있지만 여전히 군부의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는 양상곤 전주석의 향후 태도도 변수다.

중국군은 등집권후 현대화와 함께 전문화를 지향해 왔으나 여전히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모택동(마오쩌둥)의 말대로 강력한 정치성을 띠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그 향배는 「포스트 등」시대의 방향을 결정지을 것이다.

현재 중국군은 개혁개방의 심화에 따라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중앙의 통제 수단이 부분적으로 지방으로 이양되는 상황속에서 국가통합과 안정을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 군의 기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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