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발성 벗어나 강력한 사정의지 시사/대상확대 가능성불구 재계 손안댈듯관계와 금융계에 사정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검찰이 2일 백원구 증권감독원장을 수뢰혐의로 전격 구속하자 재계와 관계는 총선이후 강력하게 제기됐던 「제2사정설」이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고 아연 긴장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이종화독점국장과 정재호정책국장, 이철수제일은행장에 이은 이원장의 구속은 검찰의 사정칼날이 금융권과 경제부처를 겨냥하고 있음을 추측케한다.
백원장의 구속이후에도 검찰의 증감원수사는 쉽게 마무리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백원장의 혐의는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며 「구속」은 수사의 시작임을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백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10개 뇌물제공업체중 (주)유양정보통신등 2개업체만 공개했다. 나머지 업체들은 백원장은 물론 다른 임직원들도 수뢰혐의가 포착돼 아직 밝힐 수 없다는 것이다. 상당수의 증감원 간부들이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최소 2∼3명정도의 추가 사법처리가 예상되고 있다. 사실상 증감원에 대한 전면수사인 셈이다.
이에따라 증감원의 감독부서인 재경원에까지 불똥이 튈지도 주목된다. 검찰은 『수사의 초점은 증감원』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재경원에 대한 수사확대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백원장과 업체의 예금계좌 추적결과는 수사의 향배를 결정하는 변수다.
안강민중수부장은 『증감원과 관련된 비리소문이 재계와 관계에 무성해 2개월전 내사에 착수했다』며 『내사도중 증감원의 이완된 분위기가 포착됐고 이 과정에서 백원장의 비위사실이 드러났다』고 수사배경을 밝혔다. 검찰의 사정흐름은 고위공직자 비리에 대한 내부자 제보에 따른 단발성 수사가 아니라 이완된 공직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기획수사적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검찰의 사정작업은 총선이후 집권후반기에 접어든 현정부의 공직기강 확립의지와도 맥이 닿아 있다.
검찰의 사정방향과 관련해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공정거래위와 증권감독원 모두 경제계의 감독기관으로 사정의 무풍지대였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증권감독원이나 공정거래위 고위간부가 독직혐의로 구속된 전례가 없다.
특히 증시가 주가지수 9백선을 들락거리며 하락세에 접어드는 등 불황조짐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현직 증권감독원장을 전격 구속한 것도 정부와 검찰의 강력한 사정의지를 짐작케 한다.
검찰주변에서는 검찰이 이미 2∼3명의 고위공직자 비리혐의를 포착, 사법처리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으며 곧 순차적으로 가시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지금까지는 공정거래위와 증권감독원등 외곽부처가 내사및 조사의 대상이었지만 재경원등 핵심 경제부처로 사정범위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검찰의 사정은 일단 금융권이나 경제부처에 집중되고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재계까지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백원장에게 뇌물을 준 기업체중에는 30대 재벌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지만 사법처리 수위는 그다지 높지 않을 전망이다.<이태희 기자>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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