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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위원 구단주팀 초청작전(정몽준 파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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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위원 구단주팀 초청작전(정몽준 파일:2)

입력
1996.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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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스웨덴·독팀… 연대과시/비밀리 북경행 3자담판끝에 홍콩 헨리 폭위원 지지끌어내/결정 21일전 “일 최대7표 변수는 없다”월드컵유치전이 막판으로 치닫던 지난달 10일. 정몽준회장은 한달간의 장기외유를 마치고 귀국했다. 그는 공항기자회견에서 『승리를 낙관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유치활동에 들어간 이후 처음으로 승리를 자신한다고 밝힌 정회장의 회견은 이튿날 각언론에 대서특필됐다. 뿐만 아니라 그는 『더이상의 변수는 없다』고까지 말했다.

당시 정회장은 한국유치를 확신하고 있었다. 그는 측근들에게 『일본은 기껏해야 3∼4표가 확실하고 최대한으로 잡아도 7표가 넘지 않는데 뭐를 믿고 단독개최를 확신한다고 발표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회장의 표분석은 상당히 정확했다. 그러나 그는 일본이 단독개최를 자신한다고 연일 밝히자 혹시나 자신이 커다란 함정에 빠져 있지 않았느냐는 의구심도 들었다고 후에 털어놓았다.

4·11 총선직후 정회장은 한달간 유럽과 중남미국가를 비밀리에 방문해 집행위원들과 연쇄 접촉했고 귀로에는 느닷없이 중국 베이징으로 날아갔다. 그때가 5월8일. 중국은 FIFA 집행위원은 없지만 홍콩의 헨리 폭위원을 움직일수 있는 충분한 힘을 갖고 있었다.

정회장은 베이징에서 헨리 폭 집행위원과 중국체육성 장·차관등 체육계 고위 인사와 마주앉았다. 헨리 폭위원은 2002년 월드컵 개최지를 결정하는 집행위원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치게 되어있었다. 그가 베이징에서 중국정부관계자와 만난 것은 자신의 아들인 티모시 폭을 자신의 후임 FIFA 집행위원으로 만들기 위해 사전에 중국정부의 내락을 받기 위한 것이었다. 본래 공산주의자인 폭위원은 내년부터 홍콩이 중국정부로 이관되기 때문에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정부의 승인하에 활동을 해왔다.

이 자리에서 중국정부는 티모시 폭을 후계자로 만들어도 좋다는 허락과 함께 월드컵 개최지 선정에 있어 한국을 지원할 것을 요청했다. 중국정부의 요청으로 한국지원의사를 밝힌 폭위원은 정회장에게 6월5일 아시아축구연맹 집행위원회에서의 지원을 요청했다. 사실 중동의 오만 축구협회장인 암만후보와 FIFA집행위원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일 티모시 폭이 당선되기 위해서는 이미 아시아축구계에서 폭넓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정회장의 지원이 필요했다. 따라서 베이징 회동에서는 중국정부의 승인하에 헨리 폭은 한국을 지지하고 대신 정회장은 아들 티모시 폭의 집행위원 피선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같은 회동에도 불구하고 일본언론에서는 헨리 폭이 일·홍콩경제협의회 의장으로서 최근 일본을 방문했던 사실을 들어 그를 일본지지 위원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정회장의 머리는 어지러울 수밖에 없었다.

정회장이 외국에서 표점검을 하고 있는 동안 국내외에서는 한국축구대표팀의 국제축구친선대회가 연이어 열렸다. 가장 먼저 열린 대회는 5월5일 어린이날 잠실에서 개최된 코스타리카 에레디아노 클럽팀 초청경기.

지난해에도 한차례 내한해 경기를 치른바 있는 에레디아노클럽의 구단주는 FIFA 집행위원인 이삭 사소 사소. 정회장과 이미 친밀한 교분을 쌓아온 사소 사소 위원은 정회장의 요청으로 코스타리카 올림픽 대표팀의 한국 방문을 극비리에 추진했다. 당시 코스타리카는 미국 애틀랜타올림픽의 북중미 올림픽최종예선전을 앞두고 있었다.

코스타리카 대표팀의 한국원정 소식이 현지 언론에 터져 나오자 코스타리카축구협회장인 사소 사소회장은 곤경에 빠졌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한국원정에 나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사소 사소회장을 공격했다. 그러나 정회장과 이미 약속을 했던 사소 사소회장은 올림픽 대표팀 대신 자신이 구단주로 있는 에레디아노 클럽을 보내, 정회장에게 신뢰감을 심어줬다.

사소 사소회장은 자신이 직접 팀을 이끌고 방한해야 하지만 여건이 어렵다며 아들을 단장으로 보냈다. 정회장은 여기에서 사소 사소회장을 완전히 믿게 됐고 그는 취리히의 집행위원회가 열리기 전까지 정회장을 적극 지원했다.

이 경기 이후 박종환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지난달 18일 미국월드컵에서 3위에 오른 스웨덴 대표팀과 친선경기를 치렀다. 스웨덴 대표팀의 방한 역시 극비리에 추진됐다. 아벨란제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의 독선에 강한 반발을 보이며 FIFA의 개혁을 주장하고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의 레나르트 요한손회장은 바로 스웨덴 출신이다.

유치경쟁이 초읽기에 들어간 시점에서 스웨덴대표팀의 방한경기는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큰 관심과 반향을 일으켰다. 이미 알려진대로 요한손회장은 아벨란제의 단독개최 주장에 대항해 한·일공동개최를 적극 주장하고 있는 국제축구계의 제2인자다. 그는 『FIFA가 결정하면 공동개최도 수용할수 있다』며 유연한 자세를 취해온 한국을 적극 후원해온 인물로 스웨덴대표팀의 방한은 요한손회장의 한국 입장 지지를 말해주는 것이었다.

정회장은 한국의 최대 후원그룹인 유럽의 지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스웨덴대표팀뿐만 아니라 독일 집행위원인 마이어 보펠더가 구단주인 독일 분데스리가의 유명클럽 슈투트가르트도 초청, 방한경기를 갖게 했다.

보펠더위원 역시 요한손회장처럼 한국의 유연한 입장에 호감을 갖고 있었으며 정회장이 팀의 방한경기를 요청하자 흔쾌히 이를 수락, 정회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유럽의 이같은 지지를 끌어내기까지는 알려지지 않은 험로가 많았다. 유럽이 처음부터 우리에게 호의적이었던 것은 아니다.<전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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