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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행사는 이렇게/“전국민 참여 지구촌 축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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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행사는 이렇게/“전국민 참여 지구촌 축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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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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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엘리트위주 벗어나야/규모보다는 내실 있는 투자를/판문점 공연·남북 공동미술전 등도 추진할만월드컵은 스포츠행사일 뿐 아니라 문화축제이면서 대규모 관광이벤트이다. 88서울올림픽이 세계에 한국을 알려 국내문화 발전의 전기가 됐다면 2002년월드컵은 21세기 문화대국으로의 정착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특히 월드컵경기는 지방도시에서도 열리므로 문화의 서울편중 현상을 해소, 지방화시대를 꽃피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문화·관광월드컵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를 모색해본다.<편집자주>

2002년 월드컵이 한·일 공동개최로 결정됨에 따라 양국의 문화역량이 나란히 평가받게 됐다. 문화계인사들은 「문화월드컵」을 잘 치르려면 장기적 안목과 국민의 능동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88서울올림픽의 문화식 전 본부장을 맡아 문화행사를 총괄했던 김치곤 한국메세나협의회 사무처장은 월드컵때 봇물처럼 터질 각종 문화행사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문화적 기반으로 자리잡아 문화발전의 원동력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한 때의 잔치로 끝나지 않는 지속적 국제적 페스티벌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또 88올림픽은 한국문화의 독창성을 알리는 데 치중했지만 월드컵은 거기서 나아가 한국문화의 한 차원 높은 수준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국민들의 참여에 대해 김문환 한국문화정책개발원장은 대다수 국민을 구경꾼으로 만드는 엘리트위주 문화행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먼저 지적했다. 모든 국민이 자신의 일처럼 참여해 즐길 수 있도록 지금부터 분위기를 조성, 졸속이 아닌 숙성된 환경에서 문화월드컵을 치르자는 것이다. 그 방안의 하나로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의식주등 생활감각이 살아 있는 문화행사를 만들자고 제안한다.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지원, 기업의 참여는 매우 중요하다. 월드컵은 국가적 행사이지만 실제 진행은 경기가 열리는 도시 중심으로 이뤄진다. 지역간 문화 불균형이 심한 현상황에서 지방의 문화역량은 한계가 있으므로 지방의 자율성을 살리면서 북돋우기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과 협력이 따라야 할 것이다.

기업의 역할에는 재정후원이 큰 몫을 차지한다. 국내 각종 문화예술단체와 공연기획사들의 재정이 취약한 상태에서 대규모 행사를 치르려면 기업의 적극적인 후원이 필수적이다. 그것이 1회성에 그치지 않고 월드컵이 끝난 후에도 지속적·체계적 문화지원활동이 되도록 이끄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규모에 치중하기보다는 내실있는 투자를 하는 것도 성공적인 문화월드컵의 조건이다.

한편 구체적 행사로는 90년 이탈리아, 94년 미국월드컵에서 열렸던 「테너 빅3」공연같은 외국인초청 행사나 지난해 광복 50주년을 맞아 개최한 「세계를 빛낸 한국음악인 대향연」과 같은 행사를 열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음악평론가 탁계석씨는 테너 빅3중 2002년이면 노쇠해지는 사람도 있으므로 「뉴 빅3 테너」를 발굴, 한국무대에 세우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미술인들은 「결승전이 열리는 날 판문점에서 통일염원 퍼포먼스를 벌이자」고 제안한다. 미술인들은 2002년 월드컵」기간에 휴전선일대에 「자유공원을 조성하고 남북공동미술전을 개최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남북통일미술전 개최가능성은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미술계는 공동미술전이 성사될 경우 다양한 장르의 작품전시와 세계적 설치작가 크리스토등이 참여, 휴전선과 임진강을 소재로 한 대형작품을 선보이는 계획을 잡고 있다. 또 2001년이 개최연도인 광주비엔날레를 1년 늦춰 여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최진환·오미환 기자>

◎관광/외국인 35만명 7,440억원 뿌릴듯/전세계에 관광한국 이미지 홍보 절호의 기회/특수 극대화 위해 숙박 등 관련 시설 정비시급

당초 우리나라는 월드컵을 단독개최하겠다고 나서면서 수익금 전액을 축구발전을 위해 기부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런 파격적인 조건이 가능한 것은 바로 수익금 전액을 기부해도 월드컵으로 누리는 부수적인 경제특수가 짭짤하기 때문이다. 그 경제특수의 핵심이 바로 관광특수이다.

문화체육부 관광국은 2002년 월드컵의 한·일 공동유치로 우리나라에 들어올 관광객은 35만5천여명, 관광수입은 9억3천여만달러(7천4백40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88올림픽 관광객인 38만7백여명에 1·4를 곱해서 생긴 53만3천여명이 단독개최로 유치할 수 있는 관광객이라고 보고 공동개최시에는 이중 3분의 2정도가 우리나라를 찾아올 것으로 계산해서 나온 것이다. 말하자면 월드컵은 올림픽보다 1·4배정도 많은 관광객을 유치해준다는 것이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중론이다. 더구나 국내 체류기간도 일반 관광객의 두배,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씀씀이도 일반관광객보다는 훨씬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모든 여건을 감안하면 총생산 파급효과는 25억달러(2조원 정도)나 되며 5만2천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효과가 생긴다.

여기에 보태 전세계에 한국의 이미지를 알리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관광유인효과를 낸다. 흔히 올림픽 경기 시청인구가 1이라면 월드컵 시청인구는 1·3으로 본다. 그만큼 더 많은 세계인이 월드컵 경기에 열광한다. 『더구나 축구에 열광하는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를 잘 모르는 유럽과 남미에 자리잡고 있어 월드컵 유치는 이들에게 관광한국을 알림으로써 일본과 동남아에 편중되어 있는 관광객을 전세계로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문체부 서정배관광국장은 말한다.

정부는 이같은 관광특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호텔 숙박시설 건축시 세제혜택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 「관광숙박시설 지원에 관한 특별법」제정을 추진하는 한편 문체부 보건복지부 건설교통부 월드컵 조직위원회 한국관광공사가 함께 관광관련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월드컵 관광종합지원단」을 구성, 운영할 계획이다. 또 월드컵 개최기간에 쿠바 캄보디아등 적성국가를 제외한 전세계 국가에 노비자를 허용하고 현재 전국 31곳에 불과한 관광안내소를 5백개소로 늘려 외국인이 국내 관광에 어려움이 없도록 제반여건을 갖출 예정이다.

사실 월드컵 관광특수는 일본의 국내선과 일본―한국의 항공요금이 차이가 거의 없어 나라간의 경쟁이라기보다는 어느 곳이 더 쾌적한 장기숙박지가 되느냐에 달린 도시간의 경쟁이 되기 십상이다.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유리한 것은 물가. 특급호텔 가격만 해도 2인실이 일본은 3백19∼4백29달러 내외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2백60∼3백50달러 내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관광호텔 객실이 4만4천5백35실에 불과한데다 그 가운데 40% 가까운 1만7천3백61실이 서울에 편중되어 있고 나머지도 제주 부산 경주에 치우쳐 있어 도시간 경쟁에 크게 밀린다.

또 영어와 일어로 1년에 고작 각각 21만부와 20만부를 제작하는 관광지도와 31개소에 불과한 관광안내소, 외국어에 어눌한 관광종사원 실태등이 6년새 크게 신장되지 않으면 공동개최의 반쪽 이익도 챙기지 못할 수도 있다고 관광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서화숙·서사봉 기자>

◎지역별 문화행사 적극 활용을/향토·민속예술 세계 알리는 계기로

2002년 월드컵은 전국의 각 도시에서 열리므로 기존의 문화행사·지역축제를 활성화하고 새롭고 의미도 있는 행사를 기획해내야 한다. 최근 관광패턴이 보는 것에서 참여하는 행태로 변화하는 추세이므로 지역축제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을 제외한 15개 후보도시에는 다양한 행사와 축제가 있다. 우선 즐비한 특산품과 문화행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부산과 광주를 들 수 있다. 부산자갈치축제는 어시장과 자갈치시장 앞바다에서 펼쳐지는 바다축제로 동래야유등 문화행사가 곁들여진다. 10월의 광주김치대축제에서는 세계적 음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각종 김치를 시식하고 직접 담가볼 수 있다. 7월엔 장승제도 열린다.

향토풍속이나 민속예술을 볼 수 있는 전통적 행사로는 강릉단오제, 전주대사습놀이가 꼽힌다. 청주 인쇄출판문화축제에선 한지의 생산과정을 볼 수 있다.

또 제주의 칠머리당굿, 수원 능행차연시 및 융릉제향 재현, 천안의 봉화제, 목포의 전국판소리명창 경연대회등이 열린다.

대구에선 대구미술대전 영·호남미술교류전등 미술행사가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이밖에 종합적인 문화행사로 인천의 제물포예술제, 대전의 유성온천문화제, 포항문화제, 창원예술제, 울산시 처용문화제등이 있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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