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분위기 타고 「위상」 급 상승/이 대표“무욕” 불구 대권길 영향 주목/정 의원역량 과시 정치적 성장 예상월드컵공동개최 유치의 주역인 이홍구 유치위 명예위원장과 정몽준 축구협회장은 정치적으로도 주목받는 인물이 됐다. 각각 신한국당대표와 3선의원(무소속)이라는 정치적 비중을 갖는 이들에게 월드컵유치는 「주가상승」의 결정적 계기인 셈이다.
월드컵은 앞으로 국민적 축제 분위기속에 각종 이벤트를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그때마다 유치주역의 얼굴들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월드컵이 열리는 2002년까지 이런 상황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홍구 대표는 이미 여당의 2인자라는 자리 때문에 각광받고 있는 인물이다. 본인의 「무욕」 주장에도 불구하고 그를 둘러싼 대권논의는 끊이지 않는다. 여기에 월드컵까지 겹치면 이대표의 입지는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7일 취임한후 이 대표는 「현장정치」에 상당히 빠른 속도로 적응하고 있다는게 여권인사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고위당직자들의 팀웍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한 고위당직자는 『이 대표가 들어온 뒤 당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계파간의 긴장관계가 없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히지만 유약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월드컵 유치를 계기로 평가받은 추진력이 당운영의 정치력과 상승작용을 일으킬 경우 막강한 대권후보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월드컵유치의 수훈갑인 정몽준 의원은 이대표 이상으로 정치적 성장을 하게될 것으로 보인다. 3선에 무소속이지만 벌써부터 그를 둘러싸고 「차차기 주자」라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정 의원의 정치적 위상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은 단순히 월드컵 유치에 대한 공로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경력과 이번 유치활동에서 보여준 외교적 역량 등은 나름대로 설정한 정치적 목표에 이르기 위한 과정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정의원은 45세의 젊은 나이이지만 어느 중진 못지않게 다양한 「수업」을 받아왔다. 대기업 경영의 경험도 있고 미국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월드컵 유치과정에서 서방언론으로부터 『논리적이고 주도면밀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럽에서는 차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또 아벨란제 회장 체제에 정면으로 대항하고 4·11총선일에는 투표직후 월드컵득표를 위해 곧바로 출국하는 등 목표를 향해 뛰는 강한 추진력을 보였다. 물론 이같은 독특한 경력을 가능케 한 재벌2세라는 배경은 그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정의원이 부상함에 따라 그가 신한국당에 입당할 것인지 여부도 관심거리이다.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시절 인연을 맺었던 이홍구 대표와의 관계를 생각하면 입당 가능성도 있지만 정치적 야망이 있다면 운신의 폭이 넓은 무소속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정광철 기자>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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