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첫제기… 작년까지도 “희박”/반아벨란제 유럽연중심 공론화/한일서도 “긍정·부정” 우여곡절2002월드컵의 한·일 공동개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능성이 희박했다.
전례는 물론 규정에도 없던 공동개최는 한·일의 격렬한 유치전에 대한 우려로 인해 제기되었으나 결국은 아벨란제 FIFA회장의 독재에 맞선 유럽연맹 중심 개혁파들의 「카드」로 바뀌면서 공론화, 결정된 것이다.
한·일 공동개최론이 처음 제시된 것은 94년5월 피터 벨라판 아시아축구연맹(AFC) 사무총장에 의해서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일 양국은 물론 FIFA에서도 큰 관심을 표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벨라판총장은 곧이어 95년5월 AFC총회에서 한·일 공동개최를 본격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고 정몽준대한축구협회장이 『공동개최안에도 대비하겠다』고 밝힘으로써 공동개최 논의는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95년 7월 김윤환 의원(당시 민자당 사무총장)이 일본 미야자와 전총리(월드컵유치지원 일본의원 연맹회장)를 만나 공동개최 추진을 합의했고 최근에는 단독개최라는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에도 불구 이수성총리가 공동개최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곧이어 일본유치위원회와 정몽준 회장이 공동개최 가능성을 모두 부인했고 FIFA도 공동개최는 불가능하다고 공식 밝힘으로써 이 문제는 일단락된 듯 했다.
그러다 올 3월 AFC의 술탄 하지 아흐마드 샤 회장이 각 대륙연맹회장에게 서신을 보내 공동개최 의견을 타진하며 또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지난달에는 요한손회장을 중심으로 한 유럽연맹위원 8명이 「월드컵의 공동개최」를 제안했고 정몽준회장이 이에 찬성함으로써 공동유치는 점차 가시화했다.
물론 유럽연맹의 제안은 단독개최를 고집한 아벨란제의 독재에 반발한 FIFA내 개혁파들의 투쟁방법이자 2006년 스칸디나비아 반도국들의 공동개최를 위한 사전포석이었다. 그렇지만 개혁파인 한국의 정몽준회장은 유럽표를 확실하게 흡수하기 위해 유럽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 들였다. 결국 이 안은 31일 집행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돼 찬성으로 결말이 났고 한·일의 공동개최를 결정짓게 됐다.<유승근 기자>유승근>
◎정몽준 축구협회장 발표문
한국과 일본은 가깝고도 먼 이웃이다.
오늘 FIFA 집행위의 결정은 암울한 역사를 가진 한일 양국의 그간 감정을 지우고 앞으로 세계 축구 발전을 위해 기여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역사적인 결정이다.
특히 오늘 한일 공동개최 결정은 FIFA의 페어플레이 정신이 살아난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FIFA의 공동개최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충실히 따를 것을 약속한다.
오늘 FIFA의 지혜로운 결정은 FIFA 민주주의의 승리이고 앞으로 FIFA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준것이다.
한국은 단독개최 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공동개최는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축구의 발전과 한반도 통일의 촉매가 될 것이다.
전세계도 한일 공동개최를 기쁘게 생각할 것이다.
실무회의를 통해 어려운 문제들이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
◎나가누마 일 회장 발표문
아벨란제회장을 비롯한 FIFA 집행위원들에게 감사한다.
우리는 단독개최를 계속 추진해 왔지만 오늘 FIFA 집행위의 모든 결정을 겸허히 받아 들이겠다.
일본은 오늘의 결정을 존중하며 원칙적으로 공동개최를 찬성한다.
그러나 공동개최로 인해 예기치 않은 많은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이는 FIFA가 실무그룹을 구성해서 전반적인 사항을 논의해야 할 것이다.
2002년 대회는 21세기 최초이자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월드컵이다.
이러한 뜻을 살려서도 전세계 축구팬을 위해 반드시 성공적으로 개최할 것이다.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한국민과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
FIFA의 결정을 전적으로 따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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