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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과학자·작가 망명­엘리트탈북 의미·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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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과학자·작가 망명­엘리트탈북 의미·전망

입력
1996.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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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불만세력 모든 계층 확산/내부통제 한계 “위기상황” 입증/치안 아직 “건재” 붕괴는 미지수30일 확인된 북한 과학자와 방송작가의 망명은 거의 전례가 없던 일로 북한체제의 위기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들은 최근 귀순해온 북한공군조종사 이철수대위와 잠비아 주재 북한외교관 현성일씨 부부, 인민무력부 상좌(대령) 최주활씨 처럼 북한의 최고 엘리트층이란 점에서 북한의 체제위기가 전 계층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이번사건은 일련의 탈북러시 사태를 막기위한 북한의 내부통제가 더이상 먹혀 들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강도가 높아질수록 자유를 향한「엑서더스」의 물결이 더욱 거세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귀순자 수는 동구권 붕괴이후 90년대 들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그 신분도 과거 군인, 농민, 선원등에서 노동당·정무원간부, 외교관, 유학생, 무역상사 간부등으로 점차 고급화·다향화하고 있다. 귀순동기도 과거 체제불만 위주에서 이제는 개인적 요인이나 사회불만쪽으로 바뀌고 있다.

통일원과 관계당국에 따르면 귀순자수는 60년대 65명, 70년대 15명, 80년대 49명으로 30년 동안 모두 1백29명이었다. 60년대 귀순자 65명은 군인 20명, 농어민 15명, 선원 10명등으로 이들이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서는 지금까지만 벌써 1백30여명이 귀순해왔다. 그 출신배경도 당정원(노동당과 행정부서 근무자) 비율이 전체의 72%를 차지하고 유학생수가 급격히 증가하는등 점차 엘리트화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최주활씨 외에도 북한 최대무역회사인 대성총국 유럽지사장 최세웅씨가 부인 신영희씨등 일가족 4명을 데리고 귀순해왔으며 94년에는 강성산북한정무원총리의 사위 강명도씨와 김일성대학 경제학부 강사 조명철씨가 망명했다.

아직도 명확한 성격규명은 안됐지만 김정일의 전처 성혜림씨의 경우는 이들 엘리트계층보다도 한 차원 높은 북한의 「로열 패밀리」로서 역시 망명을 도모하고 있다.

이같은 북한 특권층들의 동요나 탈북사태는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일 수밖에 없다. 귀순자들의 증언만 보더라도 체제나 사회에 대한 불만은 이미 일반주민들은 물론 특권층에까지도 고루 확산돼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갈수록「문단속」이 강화되는 상태에서는 상대적으로 특권층들에게 탈출기회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정부당국자들도 앞으로 북한 특권층의 탈북사태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일부 특권층의 탈북사태가 곧바로 북한의 체제붕괴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비록 내부적으로 갈등이나 동요는 있겠지만 그럴수록 기득권을 가진 다수의 체제수호세력들에 의해 치안이나 국방이 지탱되고 있기 때문이다.<홍윤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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